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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 선물로 트럼프 옷을 입은 테디베어 어때요?"
- 성탄절 선물은 여기에서 사라는 트럼프 스토어 대문 이미지 (사진 =트럼프 스토어 캡처)[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트럼프 이름이 새겨진 스웨터를 입은 38달러의 테디베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어라’라고 새겨진 55달러의 모자, 산타가 미국 국기를 흔드는 모습이 담긴 28달러짜리 트럼프 앞치마.도널드 트럼프 미국 당선인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자신의 이름을 딴 굿즈(기념품) 판매에 나서면서 대통령직을 자신의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트럼프 스토어라는 이름을 단 온라인 쇼핑몰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이름과 이미지를 넣은 각종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판매 수익은 정치나 자선활동에 쓰이지 않고 트럼프 일가가 소유한 트럼그 그룹(Trump Organization)에 귀속된다.웹사이트에는 어떻게 하면 트럼프 굿즈로 연휴 선물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친절한 설명과 함께 “올해는 트럼프 홈 앤드 홀리데이 컬렉션의 필수품으로 휴일을 더욱 즐겁게 보내세요”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골프웨어부터 술, 팝콘과 사탕, 신발과 촛불, 개 목걸이와 줄 등 종류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45대 미국 대통령과 47대 미국 대통령이 됐다는 상징을 가진 45-47 시리즈도 런칭했다. 또 이런 선물은 트럼프 포장지(28달트럼프 당선인이 21일 소셜트루스에 올린 크리스마스 선물로 자신의 사인을 넣은 성경을 권유하는 게시글.러)로 사거나 트럼프 종이가방(2개에 14달러)에 주도록 권하고 있다.트럼프 당선인은 오래전부터 자신의 사진을 박은 ‘트럼프 디지털 트레이딩 카드’라는 이름의 NFT 컬렉션과 비싼 운동화 시계, 자신의 이름을 사인한 성경 등 온갖 굿즈를 판매해왔다. 그러나 1월 20일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이러한 판매활동을 확대하면서 대통령직과 그의 개인적 사업 이익과의 이해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는 이달 트루스소셜에 시리아 내전과 정부 예산안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올리는 와중에도 중간중간 계속 크리스마스 제품을 홍보했으며 곧 퍼스트레이디가 될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자신의 크리스마스 장식과 목걸이를 홍보했다.정치인들이 캠페인이나 정치행동 위원회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크리스마스 굿즈를 팔거나 퇴임 후 연설이나 회고록으로 돈을 파는 경우는 많지만, 트럼프 당선인처럼 아예 ‘대놓고’ 사적인 이익을 취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WP는 지적했다. 워싱턴DC의 비영리단체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CRE)의 조던 리보위츠 부회장은 “트럼프 제품을 팔기 위해 도대체 대통령직을 얼마나 이용할 건가?”라고 지적했다. WP는 트럼프 굿즈는 대통령 당선자의 광범위한 사업 네트워크가 트럼프 당선인의 새로운 지위를 통해 어떻게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 중 하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트럼프 당선인은 2017년 아들에게 경영권을 넘긴 이후, 트럼프 그룹에서 일하고 있지 않지만, 여전히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또 자신이 만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의 모회사인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그룹’(TMTG)의 모든 주식을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관리하는 신탁에 넣고 있다. 대선 이후 트럼프 당선인은 트루스소셜에 해당 주식을 “매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게시한 바 있다. 현직 대통령이 상장된 회사 지분을 보유하는 것은 전례없는 일이다. WP는 TMTG 지분은 트럼프 당선인의 순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윤리전문가들은 외국정부와 관련된 부유한 개인이나 회사 및 기금이 이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코로나19 때문에 부동산 가치가 급락하며 2021년 포브스 집계하는 미국 최대 부자 400명 명단에 25년만에 처음으로 포함되지 않았다가 TMTG 주가 상승으로 올해 다시 명단에 포함됐다.트럼프 일가는 가상자산 회사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I)를 운영하고 있으며, 트럼프 당선인은 가상자산 회사 고문이었던 폴 앳킨스를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지명하기도 했다.대통령 당선인은 다른 행정부 직원과 동일한 윤리조건을 적용받지 않는다. 대신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식 전 이해상충을 제한한다는 윤리지침을 채택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아직 이를 채택하지 않았다. 트럼프 선거캠프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이후 윤리지침을 따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리보위츠 부회장은 “대통령이 사회보장청의 회계사보다 훨씬 낮은 윤리 기준을 적용받는다는 건 꽤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도 이런 비판을 받아온 트럼프 당선인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캐롤라인 레빗 정권 인수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자신의 수십억달러 부동산 제국에서 손을 떼고 대통령 월급도 포기하면서 재임 기간 순자산 가치가 실제 감소한 첫 대통령이 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그룹의 전무 부사장을 맡고 있는 에릭 트럼프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윤리문제에 매우 민감하다”며 트럼프 당선인은 사업과는 관계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트럼프 백악관 복귀부터, 기후플레이션까지[글로벌 10대 뉴스]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2024년은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74개국이 크고 작은 선거를 치른 ‘슈퍼 선거의 해’로 정치적 변화가 상당히 많았다. 특히 지구촌 곳곳에서 극우세력이 득세하며 내년 지구촌의 정치·경제적 변화를 예고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 가자지구 두 개의 전쟁이 확산 양상을 보이는 등 안보 위기도 그 어느 때보다 컸던 한해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은 빠르게 진화하며 일상생활까지 바꿔놓고 있다. 올 한해 지구촌을 뜨겁게 달군 글로벌 10대 뉴스를 살펴본다. 1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대선 유세 도중 총격으로 오른쪽 귀를 다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호 요원들에게 둘러싸여 연단을 내려오면서 성조기를 배경으로 지지자를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선 성공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공화당)이 11월5일(현지시간) 치러진 미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에 완승을 거두고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든다는 ‘마가’ 구호를 내세워 초박빙 승부가 될 것이란 예상을 깨고 경합주를 싹쓸이한 그가 만 4년만인 내년 1월20일 백악관에 복귀하면 만 78세에 취임하는 역대 최고령 미국 대통령이 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임기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 우선’을 강조하며 전 세계를 겨냥한 고율 관세 부과, 불법 이민자 추방, 중국과의 무역전쟁 등 전세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군 파병으로 확산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이 3년째 이어진 가운데, 갑작스런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를 기습 점령한 상황에서, 북한이 위기에 빠진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1만명 이상의 병력을 파병한 것이다. 이후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프랑스, 영국에서 지원받은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를 공격했고, 러시아는 탄도미사일로 대응하는가 하면 핵무기 사용 기준을 완화하는 등 핵전쟁 위험으로 비화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직후 종전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자, 양측은 영토를 한 뼘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현재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 헤즈볼라 ‘삐삐’ ‘워키토키’ 테러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으로 촉발된 중동 분쟁이 1년 넘게 계속됐다. 이스라엘과 이란은 상대방 본토를 직접 공격했고,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이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 이란의 ‘저항의 축’으로 불리는 무장세력들을 하나씩 무너뜨렸다.특히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조직원들이 들고 다니는 무선호출기(삐삐)와 휴대용 무전기(워키토키)에 각각 폭탄장치를 심어 터트린 이른바 ‘삐삐 테러’를 자행해 헤즈볼라 전력을 무력화했다. 헤즈볼라는 결국 지난달 26일 1년여에 걸친 공격을 멈추고 이스라엘과 휴전을 맺었다. 현재 중동전은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이스라엘의 승리로 기우는 분위기다. ◇비트코인 사상 처음 10만달러 돌파올 한해 가상자산 시장은 각종 호재로 가득하면서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 10만달러를 돌파했다.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11개를 승인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해 9월부터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 것도 가상자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가상자산 규제완화를 약속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은 가장 큰 호재로 향후 기대감을 더 키우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차기 행정부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에 친암호화폐 성향의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을 지명하고, 백악관에 ‘AI·암호화폐 차르’ 직책을 신설했다. ◇미국, 4년6개월만에 금리인하 나서연준은 지난 9월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5.25~5.50%에서 4.75~5.00%로 인하했다. 2020년 3월 이후 4년6개월 만에 첫 금리인하이자, 빅컷(기준금리 0.5%p 인하) 단행이었다. 이후 연준은 11월, 12월 연속으로 0.25%포인트씩 금리인하를 추가 단행했다. 이 영향으로 미국 증시, 금, 가상자산 등의 투자자산 가격은 사상최고치를 향해 달렸다.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면서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 다른 나라들도 금리인하에 나섰다. 반면 일본은 17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해제하며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연 0~0.1%로 인상했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 등을 언급하며 내년 금리인하 전망치를 기존 4차례에서 2차례로 낮춰 인하 속도가 늦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AI 열풍에 뉴욕 3대지수 최고가이달 4일 처음으로 4만5000선을 돌파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부터 지난 16일 사상 처음 2만선을 넘어선 기술 중심의 나스닥 지수까지, 올해 인공지능(AI) 열풍은 뉴욕증시의 3대 지수를 사상 최고가로 이끄는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 투자자들은 AI 기술 발전과 관련 산업의 급성장에 관심을 보였다. 이에 엔비디아, 테슬라, 브로드컴 등을 비롯해 반도체, 클라우드 컴퓨팅, 소프트웨어 기업이 수혜를 입었다. 생성형 AI의 실용화, 기업 생산성 혁신 등이 강조되면서 관련 투자 심리가 더욱 강화됐다. ◇ 반군 승리로 전환점 맞은 시리아시리아 반군은 13년 내전 끝에 지난 8일 수도 마다스쿠스를 장악했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이로써 50년 넘게 대를 이어 철권통치를 한 알아사드 독재 정권은 무너졌다. 알아사드 대통령 일가는 러시아로 망명했다. 오랜 독재 체제 아래에서 저임금·부정부패로 ‘오합지졸’이 된 정부군이 제대로 반격을 하지 못하고, 반군 일부 세력에 대한 튀르키예의 전폭적인 지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러시아와 이란이 각자 문제로 어려움에 처한 것도 알아사드 정권의 약화 원인으로 작용했다. 과도정부를 수립한 시리아 반군 세력은 임시 총리 임명 등 내각 구성에 들어갔다.◇ 일본부터 독일까지, 위기의 집권당 올 한해 미국 등 다수 주요국에서 대선 등 선거가 진행됐으며, 대부분 집권당이 참패했다. 11월 미국 대선은 초접전이 예상됐으나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승을 거뒀다. 장기 집권한 일본 자민당은 지난 10월 중의원 선거에서 사실상 참패해 12년 만에 중의원에서 단독 과반에 실패했다. 지난 7월 영국 총선에선 집권 보수당이 노동당에 16년 만에 정권을 건네줘야 했다. 이달 들어 프랑스와 독일 총리가 각각 신임 투표에서 패배해 내각이 무너졌다.◇ 민간 우주 유영 시대 시작 올해는 민간 우주 유영 시대의 시작을 알린 해였다. 우주 관광업체와 민간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우주 유영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민간인의 우주 접근성이 크게 확대됐다. 특히 지난 9월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작먼은 인류 역사 사상 최초의 민간 우주 유영 임무인 ‘폴라리스 던’ 프로젝트를 통해 미 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캡슐 ‘드래건’을 타고 직접 우주 유영에 나섰다. 민간인 최초 우주 유영이 성공하면서 관광뿐만 아니라 과학 연구와 우주 개발의 새로운 장을 열었으며, 국제 협력과 규제 마련의 중요성도 부각됐다. ◇ 이상기후 심화에 식량 가격 고공행진올해 기후위기 심화로 장바구니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플레이션’이 심화됐다. 폭염, 가뭄, 홍수 등 극단적 기후 현상이 주요 생산지에 큰 타격을 입히며 공급망이 영향을 받았다. 특히 밀, 옥수수, 쌀 등 주요 곡물의 수확량이 급감하면서 국제 곡물 시장은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를 가공한 코코아와 커피 원두 가격도 올 한해 동안 치솟았다. 과자류, 라면 제조에 주로 사용되는 팜유 가격도 최대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의 생산량이 이상 기후로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 곳곳서 영향력 확대 튀르키예, 에르도안의 실리외교 [파워人스토리]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시리아 독재 정권 붕괴에 따른 최대 승자.” 시리아 반군이 지난 8일(현지시간) 50년 넘게 대를 이어 철권통치를 이어온 알아사드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자 주요 외신들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을 ‘최대 승자’ 중 하나로 꼽았다. 이란과 러시아가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하고 미국 등 서방이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태도를 취할 때 튀르키예는 10년 넘게 시리아 북부 국경지대를 장악한 반군 일부 세력인 시리아국가군(SNA)를 지원했다. 튀르키예는 자국이 테러집단으로 규정한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쿠르드족 민병대 시리아민주군(SDF) 견제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2002년 당시 이슬람계 정의개발당(AKP) 대표 시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사진=AFP)튀르키예는 반군에 자금과 각종 군사 정보는 물론이고 무인기 등 공군 지원까지 아끼지 않았으며, 300만명이 넘는 시리아 난민을 “형제자매”로 칭하며 수용했다. 튀르키예 내부에서 이에 대한 반대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리아 반군 지지를 중요한 외교 전략으로 밀어붙였고, 알아사드 정권의 붕괴로 트뤼키예가 시리아에서 주도권을 잡게 됐다는 평가다.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에르도안은 항상 원해왔던 역내 영향력을 얻게 됐다”고 분석했다.◇ 시리아 반군 지지 10년, 최대 승자로 지난 12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를 찾아 에르도안 대통령과 회담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이 지원하는 SDF와 SNA가 시리아 북부지역에서 벌이는 충돌에 대한 관리 방안이 주된 의제로,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재부상을 저지해야 하는 미국과 쿠르드족 분리주의 견제를 중시하는 튀르키예의 이해관계 차이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정치적 영향력 뿐만 아니라 에드로안 대통령은 시리아를 통해 경제적 이득을 볼 것으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내다봤다. 튀르키예는 시리아와 약 900km 길이의 국경을 맞대고 있으나 지난 2011년 시리아 내전 이후 시리아와 외교 단계를 단절했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수천억 달러 규모로 예상되는 시리아의 재건 사업은 튀르키예 기업들에게 큰 기회라고 짚었다.영국의 싱크탱크 왕립국제문제연구소(채텀하우스)의 객원 연구원 티모시 애시는 “튀르키예의 큰 승리이자 에르도안의 천재적인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 중재자 자처하며 실리 추구 ‘독자 외교’에르도안 대통령의 독자적인 외교 노선은 곳곳에서 확인된다. 국제 무대에서 다양한 사안에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11일 해안 임차 문제로 긴장이 고조된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의 두 지도자를 수도 앙카라로 불러 양국의 긴장 완화 합의를 이끌어냈다. 서방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국이면서 동시에 중국과 러시아와도 대화를 이어가는 튀르키예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서 흑해 곡물협정 연장과 수감자 교환 등의 합의를 중재했다. 가자지구 전쟁에선 미국, 카타르, 이집트와 함께 이스라엘과 휴전 협상을 중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에르도안 대통령의 다각 외교는 오스만 제국 시절부터 시작된 외교 전략의 연장선으로 볼 수도 있다. 오스만 제국은 유럽, 중동, 북아프리카를 아우르며 다양한 민족과 종교를 통치해야 했고, 이에 외교에서 유연성과 실리를 중시했다. 이것이 에르도안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보다 독립적이면서 강경한 방식으로 발전했다는 평가다. 예컨대 2019년 튀르키예는 미국의 F-35 전투기와 러시아의 방공 미사일 시스템인 S-400 도입을 동시에 검토했다. 이는 외교 문제로 상당한 파장을 미치며 전략적 요충지로서 튀르키예의 영향력을 확인시켜줬다. 지난 10월 23일(현지시간)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에서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AFP)◇ ‘21세기 술탄’…비판의 목소리도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같은 외교 정책을 펼칠 수 있는 배경에는 ‘21세기 술탄’으로 불릴 만큼 튀르키예 내 강력한 리더십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치적 기반이 있다.그는 내각책임제 시절인 2003년 총선 승리로 59대 터키 총리가 됐고 2007년, 2011년 총선에서 잇따라 승리해 최초의 3선 총리가 됐다. 당시 튀르키예 경제는 빠르게 성장했고, 유럽연합(EU) 가입 협상도 시작했다. 이슬람과 시장 경제를 잘 융합시켰다는 평가로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2014년 8월 튀르키예에서 역사상 첫 직선제로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과반을 넘는 득표로 그는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후 점차 강력한 리더십을 내세운 그는 2017년 총리직을 폐지하는 대신 부통령직을 신설해 대통령과 부통령에게 그 권한을 집중하는 개헌안을 국민투표로 통과시켰다. 2018년에 이어 작년 대선에서 당선되면서 22년 동안 튀르키예를 통치하고 있다.그는 강력한 이슬람 원리주의자로 부인인 에미네 에르도안도 공식석상에선 히잡 착용을 고집한다. 저금리 정책과 중앙은행 개입 등과 같은 비전통적인 경제 정책, 언론 통제와 같은 등 권위주의적 통치 등으로 인해 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954년 흑해 연안 도시 리제에서 태어나 튀르키예 최대 도시 이스탄불의 빈민가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한때 길거리에서 사탕, 빵, 생수 등을 팔며 학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부터 1998년까지 이스탄불 시장을 지냈고 2001년 정의개발당(AKP)을 창당했다.
- [오일 Drive]탄핵정국에 열린 컴업…韓-중동 관계에 시선 집중
-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세계 최대 국부펀드가 즐비한 중동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업계의 시선이 향하고 있습니다. ‘오일 드라이브(Drive)’는 중동 투자시장 소식을 전하는 시리즈입니다. 오일머니에 뛰어드는 글로벌 투자사들의 이야기와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 신기술 기반 투자에 집중하려는 중동 현지의 소식을 모두 다룹니다. 국내 기업의 중동 자본 투자유치 소식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K컬쳐를 바탕으로 높아졌던 위상에 오점이 남겨졌어요. 당장은 티가 안 나도 앞으로 자금 조달에 제동이 걸릴지 모를 일이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벌써 방한한 중동 관계자 수가 지난해보다 줄기도 했고요.”“우리나라에 대한 중동의 관심은 꾸준했습니다. 다만 현지는 정부 주요 관계자 구성이 잘 바뀌지 않는데, 협업 논의를 하던 인물이 우리나라만 매년 바뀐 셈이죠. 현지에서 면역력이 생긴 상태라 정권이 교체된다고 해서 관계가 시들거나 하지는 않을 겁니다.”혼란스러운 정국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자본시장 관계자들의 시선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관계자들이 참석한 국내 최대 스타트업 행사 ‘컴업(COMEUP) 2024’에 쏠렸다. 이들의 가장 큰 관심은 중동과 국내 자본시장 간 향후 관계에 있었다.이때 일부는 내년까지 국내에 이어질 거라 예상되는 경기침체와 불안정한 정치 상황을 이유로 들며 걱정을 내비쳤다. 이와 반대로 현지 관계자들이 이미 결정권자가 자주 바뀌는 편인 국내 분위기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을 거란 이야기도 들린다. 이들은 중동이 오히려 전쟁이 끊이지 않는 더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여 있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해 비해 오히려 국내 상황이 잘 정리되고 있다는 반응을 현지 관계자들이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를 정부 주도로 급속히 진전됐던 UAE, 사우디와의 관계가 어떻게 변모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컴업(comeup) 2024’에 꾸려진 UAE관이 국내외 벤처기업가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스1)12일 국내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었던 중동과의 관계의 지속성을 두고 상반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중동 정책에 적극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뀌면 ‘정책 지우기’의 일환으로 한-UAE 혹은 한-사우디 관계 강화 기조가 수그러들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또한 이번 사태로 정치 리스크가 평가 요소로 고려되거나,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 심리·협력 의지가 약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그러나 다수 업계 관계자는 정권과 상관없이 중동 비즈니스가 향후에도 문제없이 이어질 거라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박근혜 정부 시절부터 중동과 관계를 강화했던 기조가 문재인 정부, 윤석열 정부까지 이어진 점을 이유로 들었다. 예컨대 박근혜 정부 때는 제2 중동붐 조성을 위한 순방이 이뤄졌다.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도 임기 말까지 UAE, 사우디, 이집트를 순방해 방산·친환경 분야에서 경제 협력을 이루는 등 중동과의 교류에 적극이었다. 이번 정부에서는 대규모 투자 약속에 이어,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를 중심으로 중소벤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협력 파트너십이 성사됐다.이데일리가 만난 국내 관계자들은 “현지에서 계엄령 사태가 단순한 해프닝처럼 인식된 모양이라 중동과의 비즈니스에 큰 타격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현지가 이렇게 반응한 이유로 각종 내전과 시리아 정권 교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 등 우리보다 불안정한 중동 정세가 꼽힌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오히려 젊은 세대인 중동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민주적 절차로 이번 상황을 잘 풀어나가고 있는 한국이 대단하다며 칭찬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고 말했다.또한 지난해보다 줄긴 했지만, 이번 컴업 행사에 다양한 중동 관계자가 참석해 자리를 빚냈다는 점도 이번 사태가 중동 비즈니스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실제로 이번 컴업에서 UAE는 전용관을 설치해 스타트업 부스를 꾸렸다. 현지 자본시장 관계자들이 행사 첫날 UAE 스페셜 세션에서 참석해 토론을 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알리아 마즈루이 경제부 기업가정신 특임장관이 지난 10일 열린 제1차 한-UAE 중소벤처위원회에 참석한 데 이어 행사 첫날 컴업 행사장에서 발표했다.사우디 측에서는 원래 12일 오전 사우디 세션에 참석 예정이었던 중소기업청 몬샷(Monsha’at) 관계자가 스케쥴 변경을 이유로 불참했다. 그러나 사우디 아람코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와에드 벤처스(Wa’ed Ventures)의 카마르 아프타브 투자 매니저는 예정대로 첫날 대담에 참석했다. 또한 지난 9일에는 사우디 투자기관 대표단이 방한해 벤처기업협회가 개최한 간담회에 참석했고, 양국 간 투자 확대와 국내 기업의 사우디 진출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이 밖에도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자본시장이 여러모로 중동에서 발굴할 기회가 많을 만큼 관계 강화를 강조하는 지금의 분위기가 앞으로 쉽사리 변하지 않을 거라는 분석을 내놨다. 글로벌 IB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자본이 중동으로 쏠리고 사모펀드(PEF) 운용사, VC들도 중동에 법인을 세워 자금 조달과 유망 기업 발굴에 나서는 등 글로벌 투자 트렌드가 미국을 제외하면 중동, 특히 UAE와 사우디로 향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며 “우리도 방향성을 잃지 말고 중동과의 교류 강화 기조를 지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러, 시리아서 철수 징후 없어…반군과 협상 시도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시리아에서 반군의 승리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붕괴하면서, 시리아에 주둔 중인 러시아군의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러시아는 자국군이 시리아에 계속 머무를 수 있도록 반군과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가 시리아 내전에서 반군과 적대하는 정부군을 지원했고, 알아사드 대통령의 망명 신청도 받아들인 상황이어서 협상이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민간위성업체 막사테크놀로지가 10일(현지시간) 촬영해 공개한 시리아 타르투스의 러시아 해군기지 및 해안에서 떨어져 있는 러시아 선박들의 모습. (현지시간)(사진=AFP)◇러 해군·공군기지서 철수 징후 없어…반군 공격 의식해 대피만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미국의 민간위성 기업인 플래닛 랩스(Planet Labs), 미 항공우주국(NASA) 등의 위성사진을 인용해 “러시아가 시리아 서쪽 해안에 구축한 타르투스 해군기지와 북서부 라타키아 인근 흐메이밈 공군기지에서 철수한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며 “러시아군은 여전히 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비즈니스인사이더 등 다른 외신들도 여러 업체의 위성사진을 근거로 타르투스 해군기지에 머물던 러시아군 소속 선박들이 현재는 해안에서 약 8~10km 떨어진 곳에 머물러 있다고 전했다. 이는 반군의 타격 범위에서 벗어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시리아 반군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은 이미 두 기지가 있는 라타키아 지방을 완전히 장악한 상태이며, 러시아가 알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재공격할 것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시리아에 구축한 두 군사기지는 지중해 및 아프리카 진출에 있어 물류적으로 중요한 교두보이자 군사적·전략적 요충지다. 타르투스 해군기지는 러시아가 지중해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관문이다. 옛 소련시절인 1977년에 지어져 2012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침공할 때까진 사용된 적이 거의 없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도 작전에 투입되는 함선을 수용하거나, 흑해 기지까지 돌아가지 않고 보급이 가능토록 활용하고 있다. 러시아가 타르투스 기지에서 철수하면 튀르키예는 1936년 체결된 몽트뢰조약에 따라 러시아 군함이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해 흑해로 건너가는 것을 금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우크라이나 전장과 가장 가까운 러시아의 해상기지는 발트해에 있는 칼리닌그라드가 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에 둘러싸인 경로를 지나야 하며, 이동 시간이나 필요한 연료도 늘어나게 된다. 지중해에 러시아 해군을 영구 주둔시킬 수도 없게 된다. 타르투스 해군기지와 같이 1977년 건설된 흐메이밈 공군기지는 아프리카에서의 작전을 지원하는 핵심 허브로, 리비아, 말리 등 아프리카 내 우방국에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되고 있다. 러시아가 주력 사용하는 옛 소련 시절 중형 수송기 일류신 Il-76는 비행범위가 4200km여서 아프리카를 비롯해 먼 곳에서 작전을 펼칠 때 중간 기착지가 필요한데, 흐메이밈 기지가 이를 담당해 왔다. 러시아 국영TV 진행자인 안드레이 메드베데프는 최근 자신의 텔레그램에 “시리아 기지들을 잃으면 아프리카도 잃게 된다”며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나 말리로 화물을 운송하는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러, 반군과 협상 시도…전문가들 “어떻게든 유지하려 할 것”이에 따라 러시아 정부는 반군과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리아 내 군사기지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반군측) 사람들과 접촉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두 군사기지가 시리아 내전에서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러시아는 알아사드 대통령의 망명 신청도 받아들였다. 러시아는 또 2015년 시리아 내전 개입을 계기로 알아사드 정부를 지원하는 대가로 두 기지에 대해 49년 간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미래 어느 시점에 러시아가 알아사드 정권 부활을 위해 시리아에서 다시 무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러시아 국영 매체는 “러시아가 알아사드 일가에 망명을 제공하는 대가로 해당 기지들의 운명을 보장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 터프츠대학 플레처 법학대학원의 파벨 루진 교수는 “러시아 입장에선 적어도 이 지역에서 상징적일지라도 존재감을 유지하길 원할 것”이라며 시리아 반군과의 협상이 반드시 어그러지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협상 결과는 시리아 내부적으로 (새 정부 구성 등) 정치가 어떻게 발전해 나아가는지에 달려 있다”고 내다봤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수석 연구원인 다라 매시콧도 “러시아는 협상을 통해서라도 군사 기지들을 확보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돈, 물물교환, 석유와 가스, 제한된 용병 등을 제공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시리아 반군 측이 이를 받아들일 것인지 여부”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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