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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디플레이션(deflation)은 공포스러운 단어다. 물가가 계속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은 주로 수요가 공급보다 감소할 때 나타난다. 물건이 잘 팔리지 않으면 기업들은 물건 값을 더 내린다. 사람들은 자꾸 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구매는 더 미룬다. 가격은 더 떨어진다. 디플레이션은 망가지는 경제의 전형이다.
중국이 디플레이션 공포에 휩싸였다. 10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0.9% 상승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2.7%였다. 한달만에 지수가 급락했다.
12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9% 상승을 기록했다. 생산자물가보다 둔화의 속도가 덜하지만, 이미 중국 정부의 올해 물가 목표치인 3%를 한참 밑돈다.
중국의 물가는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선행지표의 성격이 강하다. 생산자가 물건을 만들어 시장에 처음 내놓는 가격을 조사해 집계한다. 생산품의 1차 가격을 조사하는 셈이다. 생산자물가의 움직임을 결국 소비자물가는 따라가게 마련이다. 생산자물가도 생산자물가의 곡선처럼 급격하게 하락할 수 있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 중국은 더욱 적극적인 경기부양 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줄리안 에반스는 “생산자물가의 둔화는 중국 정부가 금리 인하를 포함한 다양한 경기부양책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