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실한 천주교인' 박용만, 낡고 해진 수녀복에 새 생명을 주다

'구르마, 십자가' 이어 두 번째 프로젝트
낡은 수녀복 20벌, 기도방석·치유베개로
4월 13일까지 '디아트플랜트 요갤러리'
  • 등록 2021-03-29 오전 6:00:00

    수정 2021-03-29 오전 6:00:00

박용만 오더오브몰타코리아 회장이 29일부터 서울 명동성당 1898광장 디아트플랜트 요갤러리에서 ‘수녀복, 기도와 치유가 되다’ 전시회를 연다. 오랜 수녀복으로 만든 기도방석과 베개가 전시장을 채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박용만 오더오브몰타코리아 회장(왼쪽 세번째)과 수녀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요갤러리)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정결과 청빈, 순명과 헌신의 옷인 수녀복이 기도방석과 베개로 부활했습니다. 그 옷자락에 깃든 평생의 헌신이 이제 방석과 베개를 통해 누군가를 위한 기도와 치유로 이어지길 기도합니다.”(박용만 오더오브몰타코리아 회장)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을 넘겨준 박용만 오더오브몰타코리아 회장이 오래된 수녀복을 기도 방석과 베개로 만들어 대중에게 선보이는 전시회 ‘수녀복, 기도와 치유가 되다’ 전(展)을 연다. 세례명 ‘실바노’로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박 회장의 두 번째 신앙 프로젝트다. 박 회장은 지난 2019년 11월 서울 동대문 시장을 오가던 낡은 구르마(수레)를 해체해 십자가로 만들어 전시했던 ‘구르마, 십자가가 되다’ 전시회로 세상에 따뜻한 감동을 전한 바 있다.

재계를 대표하던 박용만 이름 석자 뒤에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두산인프라코어 회장도 아닌, 오더오브몰타코리아 회장 직함이 따라붙었다. 900년 전통의 ‘오더오브몰타’(Order of Malta)는 로마에 본부를 둔 가톨릭 단체로, 한국어로는 ‘몰타 기사단’이다. 전 세계 120개국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의료·복지·구호활동을 펼치는 의료봉사단체로, 박 회장은 지난 2015년 4월 한국지부 설립과 함께 초대 회장을 맡아 지금껏 활동하고 있다. 그는 오더오브몰타 회장 자격으로 교황청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 참석하고, 문재인 대통령과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의 회담에도 배석했다.

박 회장은 어릴 적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외할머니 손에 자랐다. 두산가(家)는 박승직 두산 창업주 시절부터 대대로 천주교 집안이었다. 박 회장의 부친 고(故) 박두병 전 두산그룹 회장과 모친 고 명계춘 여사도 천주교 신자였다. 박 회장은 청소년 시절부터 명동성당을 다녔다고 한다. 박 회장은 새해 미사 때는 명동성당 맨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설 정도로 신앙심이 깊다.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발행하는 서울주보에 신앙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방송인 김제동이 세례를 받을 때는 대부가 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마리아수녀회’와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에서 기증받은 낡은 수녀복 스무벌로 만든 기도방석과 베개가 전시된다. 그늘 속의 아이들을 기도와 사랑으로 키우는 ‘마리아수녀회’ 엄마수녀들의 회색 수녀복, 쪽방촌과 독거노인 밥 봉사로 헌신하는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도회’의 검정 수녀복을 낡고 해진 모습 그대로 기도방석과 베개로 만드는 작업은 한복디자이너 김영진(차이킴)이 함께 했다

스무 벌의 수녀복을 깁고 때우고 누빈 자국 그대로 떼어내 기도방석과 베개로 만들었다. 방석과 베개에 붙여진 45, 89 등의 숫자는 종신서원 후 평생을 지니고 살아가는 수도자의 번호다. 이번 전시에는 2019년 선종한 마리아수녀회 고(故) 김옥순 미카엘라 원장수녀가 생전 마지막으로 입었던 수도복이 전시장 한 모퉁이를 지킨다.

전시회의 기획자이자 총연출자인 박 회장은 2020년 봄부터 시작한 수녀복 부활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해 전시장에서 상영한다. 영상에서 그는 내레이션을 통해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와 이야기를 전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와 따뜻한 재단이 후원하는 이번 전시는 29일 개막해 오는 4월 13일까지 디아트플랜트 요갤러리에서 열린다.

박용만 오더오브몰타코리아 회장이 29일부터 서울 명동성당 1898광장 디아트플랜트 요갤러리에서는 ‘수녀복, 기도와 치유가 되다’ 전시회가 열린다. 사진은 낡은 수녀복 스무벌로 만들어진 기도방석(왼쪽)과 치유베개(사진=요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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