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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 84㎡ 기준)의 실거래가다. 지난해 9·13 대책 직후 미끄러졌던 호가도 조금씩 올라 19억9000만원까지도 부르고 있다. 전 고점에 바투 다가선 셈이다. 부동산114가 조사한 서울 재건축아파트값은 지난달 셋째 주 이후 5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투자적 성격이 강해 부동산시장에서 선행지표로 보는 재건축 아파트뿐 아니라 일반 아파트도 흐름이 비슷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을 보면 서초구 반포동 ‘반포리체’는 전용 106㎡가 지난해 8월 22억4000만원(26층)에 실거래됐다가 올해 4월 초 22억3500만원(8층)에 손바뀜됐다.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도곡카운티’의 전용 84㎡ 실거래가는 지난해 8월 18억5000만원(17층)에서 지난 3월 말 19억원(15층)으로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강남권을 중심으로 꿈틀대는 기미가 보이자 회복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온다. 다만 3월 말부터 지난달 말까지 이어지던 ‘급급매’ 소화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후 이달 들어 다시 매수 문의가 뜸해지면서 보합권에서의 매수자와 매도자 간 눈치 싸움이 좀더 길어질 수 있다는 반박도 제기된다.
거래 늘었지만 ‘급매’ 위주
일단 거래 자체는 늘어나는 모습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월 1574건으로 6년 만에 최저치로 쪼그라들었지만 3월 1776건→4월 2402건 등 늘었다. 이달 19일까지 거래량은 1812건으로 지난 3월 1776건을 이미 넘어섰고, 이대로라면 증가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중심으로 거래가 증가했다. 이달 19일까지 강남 3구에서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2%로 지난해 10월 18.4%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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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지인 잠실동 엘스·리센츠 역시 분위기는 비슷했다. C공인중개사는 “리센츠 전용 84㎡가 16억5000만원에 실거래되는 등 실제 매매값이 5000만~1억원 정도 올랐다”면서도 “조건에 맞는 매물이 나오면 말해달라는 ‘주문 매매’가 대다수로 매수자 입장이 급해보이지 않는다”고 봤다.
“3기 신도시 등 공급 많아” VS “정작 강남 수요 분산 못해”
전문가들 전망은 엇갈린다. 김규정 NH투자증권 WM컨설팅부 연구위원은 “지난 7일 수도권 주택 30만호 공급 계획 발표를 마무리 지으면서 공급 과잉론이 불거졌고 거시경제 지표도 좋지 않다”며 “급매물이 어느 정도 소화된 이후 거래가 뜸해져 실거래 측면에선 강보합세를 보이겠지만 심리와 호가를 반영하는 시세 변동률의 낙폭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3기 신도시 공급이 강남 수요를 분산하는 데 한계가 있고, 정작 강남 지역엔 일몰제 적용, 문턱 높아진 안전진단 등으로 재건축이 더뎌 공급이 제한적”이라며 “지금은 저점을 다지는 시기로 점차 계단식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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