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의 경제학]①매년 11% 고성장..연간 40조 '뜬다'

웅진 코웨이 인수에 1.7조 배팅
"코웨이 보유한 약 600만 렌털 계정 확보"
소비 트렌드 변화·1인 가구 증가 등
  • 등록 2019-03-26 오전 6:00:00

    수정 2019-03-26 오후 2:32:03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웅진그룹은 지난 22일 코웨이(021240) 인수를 마무리했다. 이를 통해 코웨이는 6년 만에 ‘웅진코웨이’라는 이름을 되찾았다. 웅진그룹은 웅진씽크빅(6429억원) 등 계열사를 포함한 연매출이 1조 2000억원 규모다. 이는 코웨이 매출액(2조 7073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새우가 고래를 삼킨 셈이다. 웅진이 코웨이를 인수하는 데 투입한 금액은 총 1조 6831억원이었다. 이 중 웅진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자금은 약 4000억원이고, 나머지는 스틱인베스트먼트와 한국투자증권이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했다.

이렇듯 웅진이 무리해서 코웨이를 인수한 배경에는 폭발적으로 크는 렌털(임대) 비즈니스의 성장성이 자리 잡고 있다. 코웨이를 인수하는 순간, 이 회사가 보유한 국내 최대 약 600만 렌털 계정(고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 등이 재무적 투자자로 거액을 배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웅진의 코웨이 인수는 단순히 과거 주력 계열사를 다시 품었다는 상징적 의미보다는 단숨에 국내 렌털업계 1위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점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의 코웨이 인수를 계기로 렌털시장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렌털은 최근 소유보다 공유를 중시하는 ‘공유경제’ 트렌드에 따라 시장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 정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아이템이 늘어나는 점도 렌털시장 확대를 거들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털시장은 2016년 25조 9000억원에서 오는 2020에는 40조 1000억원을 기록, 4년간 연평균 11.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안마의자, 매트리스, 비데 등 가정용품 렌털시장은 같은 기간 5조 5000억원에서 10조 7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성장세를 반영하듯 코웨이를 비롯한 가정용품 렌털업체들의 실적도 최근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코웨이와 SK매직, 청호나이스, 쿠쿠홈시스, 교원웰스, 바디프랜드 등 가정용품 렌털업계 상위 6개사 매출액은 2012년 이후 5년간 연평균 17%나 성장했다.

렌털시장 가능성을 내다본 대기업들의 진출도 이어진다. LG전자는 가전관리서비스인 ‘케어솔루션’을 론칭한 후 렌털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교원웰스를 통해 건조기와 의류청정기 등 자사 제품을 렌털하고 있다. 김재필 KT경제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필요한 만큼 빌려 쓰는 ‘공유형 렌털’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렌털시장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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