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예상보다 길고 깊다"…다시 돈 푸는 유럽

ECB, 금리인상 시기 3분기→내년 1분기로 늦춰
3차 TLTRO 가동…드라기 "경제환경 변화 반영"
올해 유로존 성장률 전망 1.7%→1.1%로 하향
美 긴축중단·中 대규모 부양 이어 확장정책 합류
  • 등록 2019-03-08 오전 2:10:15

    수정 2019-03-08 오전 2:13:55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노재웅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예상보다 ‘길고 깊은’ 경기침체에 대응하고자 칼을 빼들었다. 최근 부진한 각종 경제지표가 정확히 ‘경기침체’를 가리키고 있는 만큼, 연내 금리 인상 계획을 접는 한편, 대규모 부양 카드까지 내놓은 것이다. 이미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멈춘 미국과 대규모 부양책으로 위기를 타개하려는 중국에 이어 확장적 통화정책 대열에 동참한 형국이다.

급하게 꺼낸 부양책

ECB는 7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 후 올해 말까지 현 금리(기준금리 0%, 예금금리 -0.40%, 대출금리 0.25%)를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올 1월 계획했던 금리 인상 시기를 ‘3분기’에서 ‘내년 1분기’로 늦춘 것이다. 이와 관련,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유로존 성장 전망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기울었다”며 “지정학적 요인과 보호무역주의 위협, 신흥시장의 취약성 등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금리 동결 및 인상 시기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ECB는 또 자산매입프로그램을 통해 상환되는 모든 자금을 재투자하겠다고 밝혔다. ECB는 지난해 말로 2조6000억 유로 규모의 자산매입프로그램을 중단한 바 있다.

부양책도 내놓았다. 과거 2014년 9월~2016년 6월, 2016년 6월~2017년 3월 등 이미 두 차례 시행한 바 있는 시중은행을 지원하는 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을 오는 9월부터 2021년 3월까지 다시 가동하겠다는 것이다. TLTRO는 은행들에 마이너스금리로 자금을 빌려줌으로써 은행이 민간부문에 대출을 늘릴 수 있도록 해주는 부양책이다. 현재 ECB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7000억 유로(약893조원) 이상의 TLTRO를 시행했는데, 올 하반기부터 상환이 도래하는 만큼, 은행들의 신용 경색과 이에 따른 경기 위축이 우려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드라기 총재는 회견에서 3차 TLTRO와 관련, “경제환경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며 “우호적인 은행대출환경을 보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상황 어떻기에

ECB의 태세 전환은 그만큼 유로존의 경기전망이 급격히 어두워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독일을 포함해 유로존 각국에서 확인되는 성장 신호는 정확히 ‘침체’를 가리키고 있다. 유로존 경제의 3할 이상을 차지하는 독일의 작년 경제성장률은 1.5%로, 전년(2.2%) 대비 대폭 하락했다. 독일은 물론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로존 산업생산 등 각종 경제지표는 말 그대로 악화일로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성장 전망을 둘러싼 위험은 여전히 하방으로 기울어져 있다”며 “경기 침체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길고 깊다”고 토로했다.

이날 ECB가 올해 유로존 성장률 전망을 1.1%로 대폭 내려 잡은 배경이다. 2020년 성장률 전망치도 종전 1.7%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문제는 ECB의 부양책 동원에도, 정치적 불확실성 등의 내부 문제와 무역전쟁 등 외부 요인까지 겹치면서 쉽게 침체를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유류세 인상 반대로 촉발돼 16주째 지속하는 프랑스 노란조끼 반(反) 정부 시위, 재정건전성을 위협하는 이탈리아의 포퓰리즘 연정 등이 대표적이다. 오리무중으로 치닫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 문제와 여전히 불확실성을 제거하지 못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 등의 요인도 유로존 경기를 짓누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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