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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서로 통화로 마무리해요. 종일 수시로 연락하고, 잠들기 전에 30~40분 통화합니다. 각자 아내들도 그러려니 해요.”(오광희 대표), “의견이 맞지 않을 때도 있죠. 부부가 싸운다고 갈라지나요. 칼로 물 베기죠.”(문석환 대표)
두 사람은 오랜 부부 같았다. 에둘러 표현하는 문 대표와 거침없이 풀어가는 오 대표. 화법부터 차이는 분명했다. 그럼에도 “시청자를 행복하게 만드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는 지향점은 동일했다. “수익을 내야 한다는 책임감은 있지만 좋은 기획이 최우선 순위”라는 철학도 마찬가지였다. 특정 장르를 고집한 건 아니다. 자연스럽게 로맨틱 코미디와 멜로가 주를 이루게 됐다는 게 두 사람의 이야기다. 사랑 이야기가 가진 보편성도 이유 중 하나였다. 장르물이 봇물인 요즘에도 ‘로코 명가’란 명성을 지켜 배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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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팩토리는 흔한 홈페이지도 없다. 두 대표를 포함해 전 직원이 6명이다. 대부분 원년 멤버다. 현재 사무실도 10년 째 같은 곳이다. 이 아담한 사무실은 2009년 SBS ‘미남이시네요’를 시작으로 SBS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2010), SBS ‘주군의 태양’(2013), MBC ‘오만과 편견’(2014), MBC ‘그녀는 예뻤다’(2015), tvN ‘명불허전’(2017) 등 히트작을 꾸준히 배출했다. 10년 동안 한 눈 팔지 않고 ‘로맨스 외길’을 걸어온 결과였다.
올해는 무려 4편을 만들었다. MBC ‘위대한 유혹자’,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이하 ‘김비서’),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이하 ‘서른이지만’)에 이어 오는 11월 방송 예정인 tvN ‘남자친구’까지 화려한 라인업이다. 앞선 9년 동안 작품 10편을 제작한 것과 비교된다. 두 사람은 “모두 2년 전 씨앗을 뿌린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공교롭게도 모든 상황들이 올해 맞아 떨어졌다”며 “2016년 편성된 작품이 한 편도 없었다. 외부에서 보기엔 작품이 없었지만, 실은 가장 바빴다. 최근 작품 모두 당시 기획이 시작됐다”고 떠올렸다.
성적도 좋았다. ‘김비서’와 ‘서른이지만’은 인기리에 종영했다. 현재 쿠바서 촬영 중인 ‘남자친구’는 방영 전부터 송혜교·박보검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성실하게 길러온 체력은 나아갈 힘이 됐다. 내년에도 3편 정도 방송될 예정이다.
‘서른이지만’은 뿌듯한 작품으로 기억에 남았다. 본팩토리의 정신이 잘 담겼기 때문이다. 13년 동안 혼수상태에 빠져있다 눈을 뜬 우서리(신혜선 분)와 사고 이후 세상에 마음의 문을 닫은 공우진(양세종 분)이 서로를 통해 치유한다는 내용이었다. 오 대표는 “악역도 없고, 사건 전개도 빠르지 않다. 요즘 유행과 거리가 있다”며 “MSG 없이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16부작을 완성했다. 조성희 작가의 힘”이라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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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사소한 것도 공유했다. 효율성을 위한 분업 보다는 협의가 모든 업무의 시작이었다. 현장에서부터 시작한 문 대표와 은행과 대기업을 거친 오 대표는 각자의 장점을 존중했다. 성격은 극과 극이지만, 오히려 본팩토리의 강점이 됐다.
오 대표는 “문 대표는 냉철하고, 저는 감성적인 편”이라며 “서로 다르기 때문에 끝없이 소통하면서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 간다”고 설명했다. “동업자를 넘어 평생 볼 가족”이라고 강조한 문 대표는 “한 덩어리다. 찢어지면 죽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두 사람은 “매 작품이 위기였지만, 운도 좋았다. 주변 분들의 도움이 컸다”고 입을 모았다. 본팩토리는 올해 각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우도환(위대한 유혹자), 박서준(김비서), 양세종, 박보검을 캐스팅했다. 오 대표는 “평생 쓸 캐스팅 운을 올해 다 쓴 것 같다. 주변에서 ‘대박’이라고 했다”고 웃었다. ‘그녀는 예뻤다’로 연을 맺은 박서준은 ‘김비서’, 신혜선은 ‘서른이지만’ 주연으로 재회한 것도 ‘신의 한수’가 됐다.
“박서준, 신혜선 모두 고마운 배우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작품에 대한 전적인 신뢰를 보여줬어요. 특히 신혜선이란 좋은 배우가 널리 인정받아 기뻐요. 최근 10년 동안 ‘배우가 없다’고 말해도 연기력과 스타성이 있는 남자배우는 꾸준히 있었어요. 때문에 몇 여배우에만 기회가 쏠렸는데, 신혜선이란 새로운 재목이 나타났습니다.”(오광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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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팩토리는 지난해까지 손해 난 드라마가 없었다. 창립작인 MBC드라마넷 ‘하자전담반 제로’부터 줄곧 흑자였다. “작지만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였다. 올해 5월 종영한 ‘위대한 유혹자’가 이 기록을 깼다. 1%대 시청률도 기록했다. 두 사람에겐 아픈 손가락이었다. 이처럼 2018년은 기쁨도, 슬픔도 한꺼번에 맛본 특별한 해였다. 문 대표는 올해를 지난 10년의 결과물로 평가했다. “지난 10년이 없었다면 1년에 4편은 엄두도 못 냈다”고 덧붙였다.
본팩토리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과거에는 외부 투자도 고사했다. 최근에는 회사의 규모를 좀 더 확장해야겠다는 방향으로 생각이 달라졌다. 다채널 시대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리스크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그것이 상장 등 사세 확장을 뜻하진 않았다. 오 대표는 “본팩토리는 문석환·오광희의 개인회사가 아니다. 그건 동료들에 대한 실례”라며 “더 좋은 작품, 더 강력한 작품을 위해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거나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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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드라마에 뛰어듭니다. 좋은 기획에서 드라마가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좋은 기획이란 재미있고, 불편한 요소가 없다는 뜻이죠. 그러다보면 수익도 따라와요. 그 순서가 절대 바뀌면 안 됩니다. 지금처럼 그렇게 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본팩토리란 이름을 지켜나갈 겁니다.”(문석환 대표)
▷문석환 본팩토리 대표는…
△1973년 생 △현 본팩토리 대표 이사(2008년~현재)
▷오광희 본팩토리 대표는…
△1971년 생 △2004년 CJ엔터테인먼트 △현 본팩토리 대표 이사(2011년~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