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내투어’ 손창우PD “솔직한 평가, NO 협찬 덕분”(인터뷰①)

  • 등록 2018-09-10 오전 7:00:01

    수정 2018-09-10 오후 2:39:56

사진=CJ ENM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흔한 여행예능으로 오해해 미안하다.”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짠내투어’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해 11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출발했지만 호평에 힘입어 정규로 안착했다. 이제 토요일 밤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았다. 자체 최고 시청률인 4.12%(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는 지난 1월 방송한 홍콩 편으로, 3%대 시청률을 이어가고 있다. 편성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수치다.

‘짠내투어’는 정해진 예산 안에 여행을 떠나는 예능프로그램. 각 여행지마다 3명의 설계자가 있고 멤버들이 평가해 우승자를 꼽는다. 우승자는 ‘스몰 럭셔리’를 즐길 수 있는 특혜를 누린다. 여행지의 다양한 면과 솔직한 반응을 보여준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프로그램의 수장은 손창우 PD다. MBC 재직 시절 ‘무한도전’, ‘애니멀즈’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등을, 2016년 tvN 이직 후 ‘연극이 끝난 후’ 등을 선보였다. 2015년 당시 노홍철의 복귀작으로 자급자족 유럽여행기를 담은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이 ‘짠내투어’에 큰 영향을 줬다. 손 PD는 최근 이데일리와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오래할 수 있을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며 “위기도 있었지만 멤버들의 ‘케미’ 덕분에 극복할 수 있었다. 오래도록 프로그램을 선보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느새 1주년을 향해 달려가는 ‘짠내투어’에 대한 손창우 PD와 일문일답이다.

―현실적인 여행이 기존 여행예능과 차별점이다. 관광지나 맛에 대한 평가가 솔직하다.

△현지 관광청 협찬이 한 번도 없었다. 제안은 있었지만 거절했다. 협찬을 받으면 조건이 있다. 그쪽에서 원하는 장소가 포함되어야 하고 멘트에도 원하는 표현들이 있다. 최대한 솔직하게 가고 싶다. 앞으로 그 방침을 유지할 생각이다. 간접광고(PPL)나 가상광고는 있지만 숙소, 관광지, 식당에 대한 협찬은 없다. 물론 모두 사전에 촬영 허가 등 절차를 밟는다. 현장에서 상황이 바뀌면 맨땅에 헤딩하듯 현장 섭외를 할 때도 있지만 협찬은 아니다. 대중교통도 여전히 이용한다. 이 부분에 대한 방송 분량이 줄어든 이유는 다들 자고 있어서다. (웃음) 힘든 일정이다. 후쿠오카 편에서 마이크로닷이 코피를 흘린 적도 있다.

사진=‘짠내투어’ 방송하면 캡처
―그동안 멤버 변화도 있었다. 박명수, 박나래, 정준영에 문세윤, 허경환을 더해 유연하게 팀을 꾸리고 있다.

△멤버들의 스케줄이 가장 큰 이유다. 다들 고정 프로그램 여러 개 있다 보니 일정을 맞추기 어렵다. 그래서 지금 같은 시스템을 만들어졌다. 샤먼 다음 편인 삿포로 편이 드디어 완전체 여행이다. 여기에 배우 이수경이 함께 한다.

―새 멤버들의 활약은 어떻게 보고 있나.

△문세윤이 프로그램 취지를 잘 살려주고 있다. 초보 여행자다. 매번 당황한다. 진정성이 느껴진다. 하노이 편에 유민상이 함께 했는데, “절경이네요, 장관이고요. 신이 주신 선물입니다”란 ‘짠내투어’ 첫 유행어가 나왔다. 촬영할 땐 힘들어서 몰랐는데, 편집하다 보니 재미있더라. 유민상이 유행어 없는 개그맨이다. 유민상의 첫 유행어라고 문세윤도 좋아하고 있다. 허경환은 고마운 사람이다. 프로그램 초반 많이 도와줬다. 카메라가 꺼지면 가장 재미있다. 멤버들과 고루 친하다. 보여줄 게 더 많다고 생각한다.

―오사카부터 최근 발리까지 그동안 10여개 도시를 찾았다. 미국 편은 결이 좀 달랐다.

△미국이란 나라를 ‘짠내투어’로 가는 게 아니란 깨달음을 얻었다. 돈을 모아서 누릴 수 있을 만큼 누리는 게 미국 여행인 것 같다. 동남아는 선택의 폭이 넓지만, 미국은 최솟값이 높다. 미국은 풍광도 아름답고 여행하기 좋은 나라이지만, 이 프로그램 기획과 맞지 않다고 느꼈다. 촬영 여건에도 차이가 있었다. 녹화하다 보면 변수가 생기는데 미국은 정확하게 약속한 시간을 지켜야 했다. 여행 보단 촬영이란 느낌이 강했다. 그러다 보니 생동감이 떨어졌다. 인건비 등으로 제작비가 가장 많이 들어갔는데 아쉽게 됐다. 처음엔 가고 싶은 여행지로 하와이나 북유럽을 꼽았는데 못 갈 것 같다. 1주년 기념으로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한 동유럽을 예정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편 (사진=박나래 SNS)
―회차가 누적되면서 선택지가 줄어든다는 고충은 없나.

△방콕 편이 있었지만, 방송에 보여준 것 외에도 방콕은 즐길 거리는 훨씬 많다. 블라디보스토크를 추울 때 갔지만 4월 이후는 또 다르다고 한다. KBS2 ‘1박2일’은 우리나라만 10년 넘게 가고 있다. 설계자가 바뀌고, 계절이 바뀌면 또 달라진다.

―설계자가 얼마나 일정 구성에 개입하는지 궁금하다.

△설계자의 역할이 60%라고 보면 된다. 여행지를 알려주면 직접 조사해서 제작진에게 아이디어나 콘셉트, 가고 싶은 곳을 알려준다. 촬영지 답사, 섭외 등을 거쳐 일정을 수정하는 과정을 계속 거친다. 연출자로선 일정이 너무 깔끔한 건 원하지 않는다. 부침이 있는 촬영이 재미있다. 하노이 편에서 그 더운 날씨에 산을 올랐다. 실제 여행이라면 가지 않았을 산이다. 문세윤과 유민상의 이야기가 있어 명분이 생기고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 (인터뷰②로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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