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이건희 기증관' 연내 부지 확정..빠르면 2027년 완공

7일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방안' 브리핑
"기증자의 정신과 취지, 국민의 문화 향유 고려"
"고인의 존함 활용..'이건희 기증관' 명칭 쓸 것"
  • 등록 2021-07-07 오후 1:43:56

    수정 2021-07-07 오후 1:43:56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방안’ 브리핑에서 “기증자의 정신과 취지, 국민의 문화 향유를 높이기 위해 이건희 기증관 부지로 서울 용산과 송현동을 결정했다”면서 “최종 부지 선정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며, 올해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브리핑에 배석한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건희 기증관 건립 일정과 관련해 “기증품에 대한 조사와 설계, 건축 등의 일정을 고려하면 기증관을 완공해서 전시를 볼 수 있는 시기는 오는 2027~2028년 정도로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다음은 황희 문체부 장관, 김영나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위원회 위원장,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장 등 이날 브리핑 참여 인사들과의 일문 일답 주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 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을 위한 기본원칙 및 활용 기본방향’을 발표를 하고 있다.
-기증품의 소유권은 어떻게 되나.

(황 장관)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들이 국가에 기증에 한 것이다. 우리 분류 체계가 고미술은 국립중앙박물관이, 근현대 미술은 국립현대미술관으로 나눠져 있기 때문에 나눠 기증한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협업해 운영 체계 만들 것이다.

(민 관장)소유권과 관리권은 분리돼 있다. 소유권은 국가에게, 관리권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게 있다.

-용산 부지 위치는 어디인가.

(황 장관)문체부가 소유하고 있는 부지다.

-송현동이 되면 부지 비용은 어떻게 되나.

(황 장관)부지 비용은 없다. 건축비 정도만 지원할 생각이다.

-기증품을 한 데 모으는 이유는.

(황 장관)기증자가 수집하는 철학을 보여드리자는 의미를 갖는다. 우리는 근현대, 고미술 나눠져 있지만, 다른 나라에는 하나의 뮤지엄 체계로 운영되는 곳이 많다. 우리로써는 새로운 시도다.

-부지 선정 과정에서 유족들과 애기 나눴나.

(황 장관)유가족 측은 아무 조건없이 기증했다. 다만 이건희 컬렉션은 국가 기증한 것이지만 삼성공익재단에 출연한 것도 있으니 국외 브랜드 높이고 미술적 예술적 가치 알리기 위해 국내외 순회 전시를 할 때에는 리움미술관도 같이 참여했으면 하는 의견을 줬다.

-지자체들의 건립 요청 많았는데.

(황 장관)이건희 기증관은 네트워크 뮤지엄으로 봐야 한다. 40여 곳의 요청이 들어왔는데 어느 곳을 선정하든 불만 나올 것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했고, 정말 어렵게 결정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국민의 문화 향유’의 가치였다. 보다 많은 국민이 향유하고, 관광 등 다른 산업 인프라와 연결해 가치를 끌어올릴 최적지가 서울이었다. 지역 문화향유를 위해 거점 박물관과 연결해 순회 전시를 할 생각이다. 100% 다 충족 못해주지만, 그에 버금가는 효과를 낳을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지역 미술관 기증품은 어떻게 하나?

(황 장관)한 곳에 모으는 것은 힘들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기증품은 국가에 기증한 것이고, 각 지역에 기증한 것은 유족 측이 작가의 연고 등을 감안한 결정으로 안다. 그것까지 통합하는 것은 기증자의 정신, 취지에 위배되는 것 아닌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작품 위주로 (기증관을) 설계할 생각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관(이하 이건희 기증관) 건립 후보지로 서울 용산과 송현동 부지 2곳을 선정하고 고 이건희 회장의 유지를 살리기 위해 이건희 기증품 활용의 4대 기본원칙을 7일 발표했다. 사진 왼쪽부터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장, 황희 문체부 장관, 김영나 위원장(사진=연합뉴스)
-이건희 기증관 명칭 사용하는 건가.

(황 장관)당연히 고인의 존함을 활용할 생각이다. 이건희 기증관이라는 명칭에서 큰 변화 없이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사이에 충돌이 생길 수도 있는데, 기증관 소속은 어떻게 되는 건가.

(황 장관)그런 일은 없을 거다. 새로 생긴 기증관을 어떻게 둬야 할 지정확히 정해진 건 없다. 앞으로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위원회에서 정할 내용이다. 위원회에 당연직으로 국립중앙박물관장, 국립현대미술관장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큰 문제 생기지 않을 것이다.

-미술계에서 근대미술관 신설 요구도 있었는데?

(윤 관장)수집가의 수집 철학. 정신을 기리는 것이 가장 좋다고 봤다. 우리가 국문 명칭은 국립현대미술관이지만, 영문으로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로, 근현대를 아우르는 미술관이다. 이 점 고려해달라. 이건희 컬렉션과 근대 미술관은 별개의 문제다.

-지자체 관심 많았는데, 공모로 진행하지 않은 이유는.

(황 장관)공모를 했으면 행정력 등 여러 비용이 들었을 것이다. 공모 기간 동안 지역간 경쟁도 치열했을 것이다. 선정이 되면 좋지만, 그렇지 못했을 경우 허탈감이 더 크다. 어느 지역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국익이다. 어떻게 해야 국민들이 더 많이 향유할 수 있을 지가 우선 고려사안이었다.

-송현동이 장점 더 많다고 얘기했는데?

(김 위원장)송현동은 도시 중심에 있는데, 용산은 떨어져 있다 보니까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한 것이다. 용산으로 간다면 진입로 같은 걸 만들어야 더 편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디가 될 지는 여러가지 봐야하지만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젊은 사람들이 즐기는 걸 봤기 때문에 송현동이 좀 더 좋지 않을가 생각한 것이다.

-지역 미술관이랑 같이 전시회 열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황 장관)제대로 전시하려면 절차상 2년 정도 걸린다. 기증품에 어떤 것이 있는지 국민들이 궁금해 할 것 같아서 21일에 특별전 여는 것이다.

-지역 균형 발전 위해서도 지방에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황 장관)지역 균형 발전 매우 중요하다. 미술관을 갖고 애기할 건 아닌 것 같다. 미술관을 통해 어느 특정 지역 발전 시키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지만, 더 많은 국민들이 문화향유권을 행사하고, 국가 브랜드와 연결해 국익에 도움되고. 가치를 만들어 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미술관을 지방에 설립하는 것이 지역 균형 발전의 본질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

-비용은 얼마 정도 예상하나.

(황 장관)예산은 논의 중인데, 건축비는 지금 당장 나올 수 없다. 대략적으로 1000억원 이상으로 예상한다.

-착공, 완공 시기는 언제쯤인가.

(민 관장)건립시기 확정된 것 없다. 하지만 국립중앙박물관의 경우 기증품 등록을 오는 2023년까지. 기초 조사을 오는 2026년까지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다. 그런 걸 감안하면 설계, 건축은 2026년 이후가 될 가능성 높다. 기증관을 완공해서 전시를 볼 수 있는 시기는 오는 2027~2028년 정도로 예상한다.

-용산, 송현동 중에서 최종 부지 정해지는 시기는?

(황 장관)전문가들이 좀 더 논의해야 한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올해 안 넘길 것으로 생각한다.

-용산, 송현동 두 곳에 모두 기증관을 지을 가능성도 있나.

(황 장관)전혀 가능성 없다. 그럴 바에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하면 된다.

-해외에 유사 사례가 있나.

-프랑스 파리의 피카소 박물관, 일본의 국립서양미술관이 개인이 국가에 기증해 만들어진 곳들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 5월 7일 세부 공개한 이건희컬렉션 기증작 1488점 중 주요 작품. 소장처조차 몰랐던 소장품, 눈이 아닌 귀로만 들어온 희귀작·진귀작이 다수 포함됐다. 이상범의 ‘무릉도원도’(1922·위부터 시계방향), 나혜석의 ‘화녕전작약’(1930s), 백남순의 ‘낙원’(1937), 장욱진의 ‘소녀’(1939), 이중섭의 ‘묶인 사람들’(1950s)과 ‘흰 소’(1953∼1954)(사진=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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