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스위스 금융당국이 암호화폐 투자를 원하는 은행과 증권사들에게 가능한 투자 한도와 그에 따른 자기자본 확충 비율 등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사들이 암호화폐에 투자할 때 현행 헤지펀드와 유사한 수준으로 위험가중치를 반영하도록 해 암호화폐 투자의 위험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5일(현지시간) 스위스 금융당국인 금융시장감독청(FINMA)이 금융회사를 감사하는 공공단체인 엑스퍼트 스위스(EXPERTsuisse)에 보낸 비공개 서한에서 이같은 금융회사들의 암호화폐 투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현지 매체인 스위스인포(Swissinfo.ch)가 보도했다. 엑스퍼트 스위스는 8000여명의 세무전문가와 신탁전문가, 감사관 등은 물론이고 전문가들이 관리하는 800여개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스위스 최대 감사·세금·신탁협회다. 다만 이는 아직까지 외부로 공식 발표되진 않은 만큼 수정 가능성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에서는 최근 암호화폐에 초점을 맞춘 소위 크립토 뱅크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팔콘프라이빗뱅크와 마에르키바우만 등 기존 프라이빗 뱅크가 암호화폐 기업들을 상대로 뱅킹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SEBA크립토와 같이 크립토 전문뱅크가 신설되기도 했다. SEBA크립토를 이끌고 있는 귀도 뷜러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FINMA 가이드라인은 일부 전통 은행들에게 영향이 있겠지만 우리에게는 제한적 영향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