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아리아, 커튼 열어줘"…AI·IoT 품은 '스마트호텔' 이용해보니

비스타워커힐 서울, 국내 최초 全 객실에 AI 스피커 비치
IoT 기술로 음성만으로 객실 조명·공조 등 조작 가능
노보텔앰배세더, 레스케이프도 AI·IoT 기술 적용
  • 등록 2018-09-27 오전 6:00:00

    수정 2018-09-27 오전 6:00:00

비스타워커힐 서울의 한 객실에서 인공지능 스피커를 향해 “아리아”라고 부르자 LED 램프에 불이 들어오며 반응하고 있다.(사진=이성웅 기자)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호텔 로비에서 체크인을 마친 뒤 객실에 들어서자 닫혔던 커튼이 열리고 조명이 켜진다. 동시에 프랑스 영화 ‘쉘부르의 우산’의 삽입곡 ‘아이 윌 웨이트 포 유(I Will Wait For You·당신을 기다릴게요’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온다.

아무도 없는 객실에서 기자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인공지능 ‘아리아’였다. 아리아는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NUGU)’에 탑재된 인공지능의 이름이다.

선선해진 날씨로 객실에 다소 썰렁한 기운이 들었다.

“아리아”라고 부르자, AI 스피커에 불이 켜진다.

“객실 온도 27도로 설정해 줘”

이내 객실에 냉기가 가신다. 낯선 객실에서 굳이 공조장치가 어딨는지 두리번거릴 필요도 없다.

공상과학 영화나 전자제품 제조사의 TV 광고에서나 봤을법한 모습이 2018년 서울의 한 특급호텔에서 펼쳐졌다.

호텔업계가 AI와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을 도입하면서 ‘스마트 호텔’을 구축하고 있다. 투숙객의 편의성이 향상됨은 물론 호텔 운영 측면에서도 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18일, 국내 호텔업계 최초로 전 객실(250실)에 AI 스피커를 설치하고 ‘IoT룸’을 운영하기 시작한 비스타워커힐 서울을 찾아가봤다.

AI 스피커에 객실의 공조장치나 조명장치 등이 연동돼 있어, 말을 하는 것만으로 대부분 기능이 실행됐다.

사용법도 간단하다. 인공지능의 이름인 ‘아리아’를 말해 스피커를 깨운 뒤, “객실 조명 켜줘”, “객실 커튼 열어줘”, “객실 온도 내려줘” 등 명령어를 말하면 된다.

객실 방해금지 요청이나 청소 요청 등도 AI 스피커에 말만 하면 된다.

이에 더해 기존엔 안내데스크에 전화를 걸어 물어봐야했던, 호텔 시설이나 이용상의 궁금증도 AI 스피커에 물어보면 답을 해준다.

객실과 관련된 기능들은 모두 SK텔레콤과 워커힐의 IT 전담 부서에서 만들었다. 지난 8월 한 달간 44개 객실에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누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숙객이 어떤 요청이나 질문을 많이 하는 지를 파악하고 이를 인공지능에 반영해 개선했다. 앞으로도 데이터를 누적하면서 지속적으로 성능을 향상시켜나갈 예정이다.

비스타워커힐 서울의 한 객실에서 인공지능 스피커에 “커튼을 열어줘”라고 명령하자 커튼이 열리고 있다. (사진=이성웅 기자)
시범운영 기간을 거쳤기 때문에 인식률도 높다. 정확하게 매뉴얼에 나온 단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의미가 통한다면 인공지능이 명령어를 인식한다. 이날 기자가 IoT룸을 체험하며 10여 차례에 걸쳐 명령을 했지만, 인식에 실패한 것은 한번 뿐이었다.

다만, 아직까지 외국어는 지원되지 않는다.

워커힐 측은 “내국인 투숙객이 전체 50%를 차지하고 있어 한국어를 최우선적으로 탑재했다”며 “추후 영어와 중국어를 지원하도록 업데이트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객실 청소 시에도 작업을 하면서 말로 객실 상태를 조절할 수 있어 근무자들도 AI 스피커를 애용한다”고 덧붙였다.

호텔 관련 기능 이외에 누구에 탑재된 기본적인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말만 하면 숙면을 유도하는 빗소리나, 숲소리가 나온다. 뉴스 기능을 실행시키자 체험 당시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 순안공항에 막 발을 디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소식도 들을 수 있었다.

워커힐호텔보다 조금 앞선 지난 7월에도 AI 기술이 적용된 노보텔앰배서더 동대문이 문을 열었다. 노보텔앰배서더 동대문의 객실엔 KT의 인공지능 스피커 ‘기가지니’가 배치됐다.

시중에 판매 중인 기가지니 스피커와 달리 호텔만을 위해 새롭게 설계돼 터치스크린을 활용할 수도 있다. 또 영어도 인식되며, 향후 지원 외국어를 확대하고 룸서비스 결제 기능까지 추가할 예정이다.

KT의 인공지능 서비스는 같은 달 문을 연 신세계조선호텔의 레스케이프 호텔에도 적용됐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기술이 호텔에 심어지면서 투숙객은 물론 직원들의 편의도 개선되고 있다”며 “향후 이같은 첨단기술 적용이 점차 강화·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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