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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거래 확대에도 탄력점포 2년새 25% 급증
4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 탄력점포는 올 6월 말 현재 692개에 달한다. 집계를 시작한 2016년 3월 556개 대비 136개(25%) 급증했다. 비대면 거래 확대 등으로 이 기간 은행 점포수가 7095개에서 6784개(3월말 기준)로 311개(4.3%) 감소했지만 탄력 점포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탄력점포는 일반 점포의 영업시간(평일 오전 9시~오후 4시)과 달리 저녁 시간대나 주말에도 문을 열어 탄력적으로 영업시간을 정하는 은행으로 △관공서 소재 점포(450개) △외국인 근로자 특화 점포(40개) △상가 및 오피스 인근 점포(96개) △환전센터(19개) △고기능 무인 자동화기기 점포(87개) 등으로 나뉜다.
은행권, 탄력 점포 운영 전략 차별화…강점·비전 등 영향
은행들이 수익성 향상을 위해 점포 통폐합은 물론 ATM(현금 자동 입출금기)까지 축소하는 상황에서 탄력점포를 늘리는 이유는 뭘까. 시중은행들의 탄력점포 전략은 ‘양보다 질’, ‘맞춤형’ 등으로 요약된다. 외국인, 직장인, 쇼핑족 등 타깃이 확실한 지역을 골라 탄력점포를 운영한다는 얘기다.
은행별로는 농협은행이 255개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 97개, 우리은행 96개, KB국민은행 49개, KEB하나은행 21개 순이다. 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은 관공서 소재 점포에 집중하고 있고 우리은행은 고기능 무인 자동화기기 점포, 국민은행은 상가 및 오피스 인근 점포에 치중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특화 점포 운영은 하나은행이 가장 적극적이다.
상가 오피스 인근 점포는 2년 3개월새 41개에서 96개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 중 국민은행 점포가 37개에 달한다. 직장인 유동인구가 많거나 거주민이 급증한 곳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의 비대면 업무 처리가 추세화되고 있지만 점포는 여전히 고객과 만남이 이뤄지는 접점”이라며 “고객들은 예·적금, 대출 같은 단순 은행 업무뿐 아니라 맞춤형 상품 추천, 투자자문 컨설팅 등에 대한 수요도 많기 때문에 오프라인 고객층이 확실한 지역을 중심으로 탄력점포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시간에 움직이는 은행보다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 고객은 물론 직원들도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탄력점포는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 점포다. 이는 은행의 디지털화, 비대면 거래 확대와도 연결된다. 실제 2016년 3월 18개에서 올 2분기 87개로 폭발적 성장을 보이고 있다.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 점포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우리은행으로 47개를 운영 중이다. 특히 대학가 등 젊은 층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집중하고 있다. 손태승 행장이 주요 전략 중 하나로 ‘디지털 금융 선도’를 내세우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탄력점포 운영 전략에도 차이가 있는데 우리는 디지털 금융, 비대면 거래 확대 등에 주목해 디지털 키오스크 점포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