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집밥시대]②오프라인 매장 '울상'vs배달업계 '화색'

매장에 직접 와 주문하기보다 모바일로 배달 시켜 먹는 문화 확산
기존 오프라인 매장 살 길 찾는 동안 배달 플랫폼 폭풍 성장
  • 등록 2019-05-02 오전 6:38:38

    수정 2019-05-02 오전 8:21:04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CJ푸드빌은 지난달 30일 투썸플레이스 경영권 매각 사실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오프라인 매장 실적 부진에 따른 적자가 쌓이면서 재무 구조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국내 내수 경기 침체 탓이 크지만 오프라인 매장을 찾지 않게 된 국내 외식 문화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침체일로 오프라인 매장

실제 오프라인 외식 매장 경기는 예전보다 얼어 붙었다. 직접 매장을 찾는 이들이 체감적으로도 줄었다는 게 오프라인 외식 매장들의 고민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매·음식 판매액 불변지수는 86.6(물가상승률까지 고려한 수치)을 기록했다. 2015년 수치를 ‘100’으로 놓고 지수화한 소매·음식 판매액 지수는 외식 업계 경기에 대한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계절에 따라 오르내리는 폭이 크고 2~3월이 보통 비수기라고 하지만 지난 2월보다 낮았던 때가 2015년 이후 없었다.

자료 : 통계청
오프라인 매장 수도 마찬가지.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정보시스템 내 가맹점 증감기록을 보면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 증가율은 2015년 21.88%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증가율은 7.59%다. 다른 산업 분야와 비교하면 높다고 하지만 하락 폭이 심상치 않다.

이중에서도 전통 외식 창업 업종이었던 한식과 패스트푸드, 주점이 역성장을 지난해 기록했다. 한식 프랜차이즈 매장 수는 지난해(2018년) 3.14% 전년대비 줄었다. 패스트푸드는 1.24%, 주점은 11.75% 매장이 사라졌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 증감 상황(%) 자료 : 공정위 가맹사업정보시스템
업계에서는 경제 성장률 둔화에 최저임금·임대료·재료비 상승 등이 외식 자영업 시장에 직접 타격을 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배달업의 발달이 오프라인 매장 침체에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배달을 하지 않는 외식 매장은 그만큼 소비자의 선택을 덜 받기 때문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배달 없이는 장사가 되지 않을 정도가 됐다”고 한탄했다.

모바일 설문조사업체 오픈서베이가 지난해 여름 외식 비율을 집계한 바 있다. 모니터링단이 자사 플랫폼에 등록한 끼니 수를 갖고 통계를 내본 결과, 지난해 여름(8~9월) 외식 끼니 비율은 26.1%였다. 한 해 사이 0.2%포인트 줄었다. 반면 배달과 테이크아웃 비율은 1.2% 늘어난 21%로 집계됐다. 그만큼 집에서 밥을 먹는 빈도가 늘었다는 얘기다.

배달 플랫폼은 돈 버는데…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배달 중개·대행 플랫폼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국내 대표적인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매출 성장률은 매해 100%에 육박한다. 지난해(2018년) 우아한형제들의 매출은 319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2017년) 대비 96.4% 증가치다. 우아한형제들은 2014년 이래로 이 같은 성장률을 줄곧 유지하고 있다.

자료 : 우아한형제들 감사보고서
국내 대표 배달서비스 업체로 부상한 배달대행 플랫폼기업 메쉬코리아도 비슷한 성장세다. 지난해 메쉬코리아의 매출은 731억원으로 전년대비 142.9% 증가했다. 메쉬코리아와 경쟁을 하고 있는 바로고는 지난 1월 370만건의 배달 대행 주문을 받았다. 바로고 사상 최대치였다.

치킨집, 피자·햄버거·샌드위치 등 오프라인 매장의 배달 서비스 이용도 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펴낸 2018년 외식업 경영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치킨전문점의 배달앱 이용율은 2017년 28.4%에서 2018년 45.5%로 증가했다. 피자햄버거샌드위치 전문점은 47.2%에서 48.1%로 증가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배달은 외식 매장들의 매출을 늘리는 데 분명 효과가 있다”면서 “배달을 외면할 수 없는 분위기가 돼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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