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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소규모 업체들의 사례가 주를 이루지만 만약 해외 거대 IT·유통기업이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경우 토종기업들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울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인 큐텐(Qoo10)에서는 일본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선 온라인 판매가 금지된 품목이지만 정부 기관에선 이를 따로 제재할 수단이 없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판매가 금지된 약품 등을 애당초 판매 등록 자체가 안 되도록 설정하거나, 정부 기관에서 요청을 하면 바로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홍콩에 본사를 두고 세계 맥주 정기 직배송 서비스를 진행하는 ‘포보틀스(4bottles)’의 경우에도 많게는 한 달에 4번 총 16병의 외국맥주를 한국으로 직배송한다. 택배로 주류를 운반하는 것은 국내에서 주세법 위반에 해당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사업을 진행 중이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 초 포털사이트와 오픈마켓 등도 TV홈쇼핑, 대형마트, 백화점과 마찬가지로 판매 수수료율을 공개하도록 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법안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포털사이트와 오픈마켓의 실태를 조사하고 공표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법이 통과되면 네이버쇼핑과 11번가 등이 적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발의한 ‘사이버몰판매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 역시 국회 계류 중이다.
업계에서는 법안 발의의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새로운 규제가 많이 생길수록 각 기업별로 운신의 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글로벌 주요 업체들이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진출을 본격화 할 경우 국내기업에만 국한된 이 같은 규제가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 온라인몰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좋은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 글로벌 업체가 들어온다고 해도 당장 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국내 업체는 다양한 규제를 받고, 해외 업체는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역차별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