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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KCERN) 이사장은 6일 서울시 도곡동 도곡카이스트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과 유니콘’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가 1조원(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벤처기업을 말한다. 기업가치가 10조원(100억달러)이 넘을 경우 데카콘 기업으로 분류한다.
이날 창조경제연구회가 주최한 토론회에는 이민화 이사장을 비롯해 유효상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경영대학원 교수,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이영달 한국기업가정신기술원 원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이날 토론자들은 향후 우리나라의 혁신성장 주역은 벤처기업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이사장은 “벤처기업 발전을 보면 △스타트업 △스케일업 △유니콘 △데카콘 등으로 이어진다”며 “우리나라는 유니콘 기업을 총 6개 보유하며 전 세계 5위에 해당하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유니콘 기업은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과 크래프톤(옛 블루홀), 엘앤피코스메틱(메디힐),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쿠팡, 옐로모바일 등 총 6개다. 이는 미국(151개)과 중국(82개), 영국(16개), 인도(13개)에 이어 독일과 함께 글로벌 5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토론자들은 우리나라에서는 각종 규제에 가로 막혀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봤다. 특히 혁신을 막는 규제의 핵심사례로 △출퇴근시간 외에 카풀을 불법으로 하고 △도심지역 공유민박은 외국인에게만 허용하며 △자율주행차는 유료운송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전 세계 유니콘 기업 사업영역 중 70%가량이 ‘O2O’(Online to Offline) 분야에 속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규제에 가로 막혀 창업을 하기가 쉽지 않다”며 “우리나라가 유니콘 보유 5위 국가인 점은 고무적이지만, 이러한 규제만 없었더라면 유니콘 기업이 20개 이상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도 우리나라에서 규제가 이어질 경우 유망한 벤처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영달 원장은 “영국이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은 인도보다 유니콘 기업이 많은 이유는 인도 사람들이 창업을 하기에 유리한 영국에 가기 때문”이라며 “이렇듯 창업을 위한 노마드(Nomad, 유목민)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가 규제 등 창업환경을 매력적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혁신 창업자들이 나라를 떠나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만의 유니콘 모델을 만드는 대신, 해외에서 성공한 유니콘 비즈니스모델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유 교수는 “전 세계 유니콘 기업 약 500개 중 100개 정도는 다른 유니콘 기업을 모방한 ‘카피캣’이었다”며 “우리나라에서는 창업을 할 때 우선 기술을 개발하고 비즈니스모델을 찾는데, 차라리 전문가들이 먼저 해외에서 성공한 비즈니스모델을 분석한 후 이에 적합한 기술을 찾아주는 방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기능을 하는 비즈니스연구소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센터장 역시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으며, 에어비앤비에 앞서 카우치서핑, 우버 이전에 사이드카 등 비슷한 비즈니스모델이 있었다”며 “해외에서 이미 성공한 비즈니스모델을 모방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전 세계 각지 유니콘 기업을 분석하고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여기에 유능한 청년들이 참여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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