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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스타그램에서 쇼핑 기능을 접한 한 소비자의 말이다. 예쁜 원피스 사진이 보여 손가락을 댔더니 가격에 구매처 등 자세한 상품 정보가 뜬다. 머지않아 결제 기능까지 탑재되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일상생활 중에 바로 원스톱 쇼핑이 이뤄지는 셈이다.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에 위기감이 팽배하다.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이 자회사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국 온라인쇼핑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구글도 한국 진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공룡인 아마존과 알리바바의 국내 진출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IT·유통 공룡의 한국 진출이 위협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이들이 보유한 막대한 자본력과 양질의 데이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업체들이 국내 오픈마켓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한익 티몬 대표는 “구글,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업체들의 주요 경쟁 모델은 오픈마켓이 될 것”이라며 “네이버 등 기존 사업자에 글로벌 업체들이 가세하면서 경쟁이 한층 격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상규 인터파크 대표는 “경쟁은 더 치열해 지겠으나 당장 위협적이진 않을 것”이라며 “국내 업체들도 나름의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에서 이기려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경쟁 이전에 공정한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리더들은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014년 정보통신망법 개정으로 마케팅 메일에 ‘(광고)’ 문구 삽입 규제를 국내 사업자만 받게 되면서 마케팅 효과가 급감한 적이 있다. 최근에는 정부 주도로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의 수수료를 공개하는 법안이 추진되는 등 규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이 대표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글로벌 업체와의 경쟁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공정한 경쟁 환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세뿐만 아니라 같은 형태의 규제를 (글로벌 업체도) 받도록 해 역차별이 존재하지 않도록 정부도 노력을 해야 한다”며 “유럽에서 구글에 과세를 매기는 등 전 세계적으로 역차별 해소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