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잔 로즈 인스타그램 프로덕트 마케팅 디렉터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K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페이스북 커뮤니티 커넥트 미디어 간담회에서 인스타그램의 새로운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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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주오 기자]“쇼핑 기능은 비즈니스와 인스타그램 커뮤니티 간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다.”
수잔 로즈 인스타그램 프로덕트 마케팅 디렉터는 지난달 31일 국내에서 쇼핑 서비스를 선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로즈 디렉터는 “인스타그램은 이용자들이 패션 제품을 찾는 ‘No.1’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의 사진 공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20~30대 여성 이용자를 중심으로 이용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글로벌 전쟁터가 됐다. 페이스북,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국내 온라인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은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은 매년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 과실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외 유통·IT기업에 글로벌 기업까지 가세하면서 향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4월까지 온라인 쇼핑 시장 거래액은 34조6585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총 소매시장(149조9513억 원)에서 온라인 시장 점유율은 23%에 달했다. 온라인 시장은 매년 20% 안팎의 고성장을 기록하며 전체 유통시장의 소비를 이끌고 있다. 온라인 시장은 2015년 19.5% 신장하며 거래액 54조556억 원을 기록했으며 2016년 65조6170억 원(21.4%), 2017년 78조2273억 원(19.2%)을 달성했다. 올해는 90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되며 2019년에는 110조까지 커질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반면 유통시장을 이끌었던 백화점, 대형마트 등은 정체기를 맞았다. 백화점은 2015년 29조289억 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까지 30조 원대 돌파에 실패하고 있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는 32조7775억 원에서 지난해 33조7981억 원으로 1조 원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다.
| [그래픽=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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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시장이 온라인 시장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위상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2015년 13.2%였던 온라인 시장 비중은 2016년 15.5%, 2017년 17.8%까지 치솟았다. 전체 소매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할 날도 머지않았다. 글로벌 IT 업체들이 국내 온라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배경이다.
페이스북과 구글은 직접 유통보다 중계 판매 방식으로 국내 온라인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상품 수급과 물류 등에 있어서 국내 기업에 비해 열세에 있기 때문이다. 리스크를 낮추면서 본인들의 강점을 살리는 방식으로 국내 온라인 시장을 공략하는 전술을 펼치는 것이다. 로즈 디렉터가 “인앱 결제(In-App-Purchase, 모바일 앱 안에서 이뤄지는 유료 결제)를 인스타그램 내에 설치할 계획이 없다. 지속적으로 소비자 경험을 확대하고 관심이 높은 상품을 연결하는 방안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 [그래픽=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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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쇼핑 검색 광고로 국내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네이버가 점유하고 있는 쇼핑 검색 광고 시장을 탈취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구글은 국내 유통사인 신세계그룹와 손을 잡았다. 신세계의 유통망을 통해 구글의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홈’을 판매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구글은 ‘구글 쇼핑’ 베타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검색 쇼핑 광고 시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구글 쇼핑 페이지에서 상품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지만, 실제 구매는 이뤄지지 않는다. 구글이 ‘구글 쇼핑’을 국내 정식으로 선보이면 쇼핑 검색 시장에서 영향력이 급속도로 커질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검색 결과 만족도에서 네이버에 앞서 있는 만큼 쇼핑 기능 추가는 이용자의 급격한 확대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온라인 시장조사기관 오픈세이브의 설문 조사 결과 검색 결과 만족도에서 구글은 98.3%로 1위를 차지했다. 네이버와 다음은 각각 89.4%, 88.2%를 기록해 2, 3위에 머물렀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은 커져도 업체 간 출혈경쟁으로 수익을 내지는 못하는 척박한 국내 온라인 시장을 고려하면 글로벌 업체가 국내 진출한다고 해도 당장은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무시할 순 없는 존재다. 그들이 막대한 자금과 질 높은 데이터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다면 충분히 위협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