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백건 평촌 함소아한의원 원장은 “단일기도이론(unified airway)으로 보면 호흡기는 같은 점막으로 덮여 서로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코에 생긴 염증은 다른 곳으로 파급되기 쉽다. 중이염은 만 3세 미만 아이들의 75%가 한 번씩은 앓고 지나갈 정도로 발병률 자체가 높은 질환이다. 따라서 요즘같이 감기가 잦은 계절에는 중이염 발병률이 높고 오래갈 뿐 아니라 항생제의 복용기간이 길어지고 심하면 수술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엄마들의 걱정이 늘어난다” 고 말했다.
중이염은 감기에 걸린 후 증상이 없어질 때쯤 열이 나거나 귀에 통증이 오며 증세가 나타나고 또는 감기에 걸리면서 같이 오기도 한다. 아이가 감기 증상과 함께 발열이 있고 귀를 잡아당기거나 비비는 증상을 보이면 중이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심하면 귀의 통증과 함께 아이의 청력이 일시적으로 저하돼 TV 볼륨을 높이거나 엄마의 말을 잘 듣지 못하고 산만해질 수도 있다.
아이들은 귀 구조상 항생제를 쓰지 않아도 보통 중이염 발병 후 2주차에는 30-40%, 4주차에는 60%정도 자연 치유되기도 한다. 따라서 중이염으로 인한 청력손상과 수술에 대한 염려로 인해 무조건적으로 항생제로 중이염을 치료하는 것은 신중히 고려해봐야 한다. OECD평균에 비해 우리나라의 항생제 내성률이 2.4배에 달한다는 조사결과(2017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에서 알 수 있듯 항생제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신중하게 복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중이염 초반에 생길 수 있는 발열과 통증을 줄여주는 상비약 처방과 레이저, 적외선으로 염증 배출을 도와주는 호흡기 치료, 귀 주변의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도와 통증과 붓기를 가라앉혀주는 침 치료 등을 진행할 수 있다. 어린 아이가 맞을 수 있도록 혈자리만 가볍게 자극해주는 작탁침이나 자석침 등의 침과 뜸을 이용해 기혈을 자극하고 체내 기운 순환을 원활하게 돕는다. 또한 호흡기 점막의 염증 개선을 위해 다래추출물이 함유된 면역탕약을 처방하고 삼출성 중이염의 경우 이어포퍼(이완통기법)를 사용하여 이관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조백건 원장은 “중이염 치료 시 무조건 항생제를 써야 하는 것은 아니며 코와 이관뿐 아니라 호흡기 전반을 건강하게 회복시켜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중이염이 오래 가면 청력저하 및 유착성 중이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중이염이 잦은 경우에는 적절한 시기에 청력 검사를 받아가며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