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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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전국 상권이 활력을 잃어가면서 지난해 경매 시장에 나온 상업시설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선·철강 등 제조업 밀집지역인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은 이러한 추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경기 침체로 새 주인을 찾는 상업시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상업시설 경매 진행 건수는 1만1000건으로 전년 대비 1500여건 늘어났다. 그러나 낙찰률은 26.6%로 전년 대비 4%포인트 하락했다.
상가, 점포 등 상업시설은 경기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부동산으로, 경기 악화시 경매 진행건수가 늘어난다. 반면 낙찰률, 낙찰가율, 낙찰가 총액 비중, 평균응찰자 수 등이 줄어든다.
부산시의 작년 상업시설 경매 진행 건수는 1720건으로 전년보다 3배가량 많은 물건이 시장에 나왔다. 그러나 낙찰율은 단 9.4%에 그쳤다. 2017년 낙찰률(18.9%)에서 반토막이 난 것이다. 울산시에서는 작년 총 243건 상업시설 경매가 이뤄졌는데 낙찰률이 전년 29.9%에서 23.1%로 급감했다.
부산 지역의 조선업 불황이 상업시설 경매 시장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부산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지역 조선해양 기자재 업체의 연평균 매출은 84억1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3% 줄어들었다. 2015년(118억2600만원), 2016년(102억3000만원)까지 100억원대가 넘는 연매출을 기록했으나 2017년(85억9500만원)부터 실적이 본격 악화된 것이다.
특히 조선·철강업이 지역 먹거리인 경남 거제, 창원 등에서는 관련 산업 불황의 그림자가 경매 시장에 짙게 드리웠다. 거제에서는 2017년보다 400여건 늘어난 1240건의 상업시설이 경매에 나왔고 낙찰률은 18.47%에 그쳤다. 낙찰률이 전년 대비 약 6%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창원에서는 2017년보다 100건 늘어난 510건의 물건이 시장에 나왔지만 낙찰률은 18.2%로 4%포인트가량 떨어졌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작년 지역 경제를 책임졌던 우량 중견기업의 공장·부지가 잇달아 매물로 나왔는데 유동인구가 줄어들면서 이 지역 상업시설도 동시에 문을 닫고 경매 시장에 나오는 일이 비일비재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