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지는 공공택지지구 사업…공급 차질 빚나

주민반발에 지구지정 잇단 지연
구시가지 슬럼화, 보상금 문제로
"임기 내 시범단지 입주 어려울 수도"
  • 등록 2018-12-17 오전 4:00:00

    수정 2018-12-17 오전 4:00:00

그래픽=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문재인 정부의 주거복지 로드맵에 따라 아파트 지을 택지지구 후보지로 낙점된 곳들이 지구지정 고시에 난항을 겪으면서 전반적으로 공급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3기 신도시 후보지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이미 낙점된 택지지구에서도 현 정부 임기 내에 주택 공급이 이뤄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경기도 광명 하안2공공주택지구에 대한 지구지정 고시를 당초 내년 4월까지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이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광명시가 지구지정을 반대하면서 지구지정을 위한 각종 협의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광명시는 광명뉴타운 사업 침체, 하안동 구시가지 슬럼화, 미흡한 교통 대책, 신혼부부·청년을 위한 일자리 창출 대안 부족 등을 이유로 택지지구 지정에 반발하고 있다.

광명 하안2지구는 지난 9월 21일 정부의 수도권 공급 대책 발표 때 공개된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다. 59만3304㎡ 규모의 부지에 2023년까지 5400가구의 공동주택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당초 일정을 맞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5일 ‘신혼부부·청년 주거 지원 방안’ 발표때 공개된 신혼희망타운 후보지인 성남 서현지구도 지역민의 반발에 부딪혀 지구지정 고시가 늦어지고 있다. LH는 올해 말까지 지구지정 고시를 마칠 계획이었지만 내년 3월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남 서현지구는 현재 지구지정 고시까지 국토부 중앙도시계획심의위원회 심의와 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 심사 절차만 남겨둔 상태다. 지난 10월 전략환경영향평가 공청회를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이 지역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분당중앙교회와 성남 서현지구 비상대책위원회는 공공주택사업을 포기하라며 시위 중이다. 분당중앙교회는 서현동 일대 토지를 사회에 기부하기로 한 바 있다. 이 지역이 택지로 지정돼 받는 토지 보상금은 매입 당시 지불한 땅값과 금융비용, 이행강제금 등에 턱없이 못 미친다는 게 교회측 주장이다.

공공택지지구 후보지가 발표되면 주민 등 의견 청취와 주민설명회 개최 등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 후 지구지정과 지형도면을 고시하게 된다. 이후 지구계획을 승인하면 토지와 지장물 조사를 실시하고 협의보상을 개시한다. 하지만 지자체와 주민 반발로 지구지정 고시까지 험난한 상황이다.

지구지정 고시를 마쳤지만 토지보상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도 있다. 작년 11월 발표된 주거복지 로드맵에 담겼던 남양주 진접2공공주택지구는 올해 7월 지구지정 고시를 완료했다. LH가 지난달 11일부터 사업지구내 토지와 지장물에 대해 기본조사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주민대책위원회가 공문을 통해 지장물 조사 등에 대한 의견서를 보내면서 조사를 개시하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협의를 마치고 보상에 나서는 시점도 내년 12월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진접2지구는 남양주 진접읍 내각리와 연평리 일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조성하는 택지지구로 총 129만2388㎡ 규모의 땅에 2022년까지 신혼희망타운 등 2612가구의 공공주택이 들어선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문 정부의 주거복지 로드맵으로 택지지구 후보지 윤곽이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대체로 사업 추진이 지연되는 모습”이라며 “문 정부 임기 내에 택지지구 시범단지 입주를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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