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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단체장 및 시·도 교육감 등과 연루된 부정부패가 끊이질 않으면서 이를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없이 권한만 확대할 경우 더 큰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토착비리를 차단하고,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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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시대 정부는 ‘낙수효과’를 기대하며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사람과 돈을 집중시켜 전체 경제의 파이를 키우는 국가경제발전 전략을 추진했다.
그 결과, 총인구의 50%, 상장법인의 72%, 총예금의 70%가 국토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집중됐다.
그러나 ‘같이 잘사는 나라’는 없었다. 부의 양극화, 인구의 양극화 등 한국사회의 전 영역에서 불균형 현상이 심화했고 적지 않은 지자체들이 ‘잘 사는’ 게 목표가 아닌 소멸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방안마련에 고심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한국고용정보원 이상호 연구위원이 발표한 ‘한국의 지방소멸 2018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26개 시·군·구 중 소멸위험지역은 2013년 75개(32.9%)에서 올해 89개(39%)로 증가했다.
특히 지방소멸 위험이 그간 농어촌 지역에서 지방 대도시권역 및 공공기관 이전이 진행되는 거점지역까지 확산하고 있다. 전국 3463개 읍·면·동 중 소멸위험 지역은 2013년 1229개(35.5%)에서 올해 1503개(43.4%)로 5년 사이에 274개(7.9%포인트)가 늘었다.소멸위험지역에 거주하는 20대 인구 유출은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수도권으로의 유출이 37.4%나 된다.
그는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물리적 인프라 중심의 혁신뿐만 아니라 교육과 교통, 주거, 문화 등과 관련된 생활양식의 혁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방분권 전에 지방권력도 분산·분권해야
심각한 저출산과 고령화에 이어 지역 산업계 기반마저 흔들리면서 지방은 고사위기다. 20·30대 청년들이 일자리와 교육·복지 등의 이유로 서울행을 고집하고 있지만 지자체들은 이들을 유인할 수 있는 집행수단이 없다.
지자체들이 앞다퉈 저출산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추진하고 있지만 재원 마련이 쉽지 않아 애를 먹는다.
지자체가 필요한 자금을 얼마나 자체 조달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재정자립도(일반회계 세입 중 자체 재원이 차지하는 비율)는 2003년 56.3%에서 지난해 53.7%로 떨어졌다.
지방자치단체가 재량대로 쓸 수 있는 일반 재원으로 재정집행의 자율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재정자주도는 2003년 84.9%에서 지난해 74.9%까지 하락했다.
새로운 인구가 유입되고, 일자리가 풍부한 수도권은 더 많은 재원을 확보해 투자와 복지를 강화함으로서 인구가 증가하는 선순환이, 지방은 인구·기업 감소에 따른 재정 악화로 인구가 유출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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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동 충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제도 피로 현상’이 가장 큰 문제다. 과거 수십년간 중앙집권적인 국가 시스템이 더이상 작동하지 않으면서 비효율과 정책 실패가 이어지고 있다. 권력이 중앙정부나 대통령에 집중된 결과, 구조적인 부패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라며 “현재 한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 시스템을 바꿔야 하며, 이를 위한 개헌과 자치분권 로드맵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섣부른 지방분권으로 지자체 단체장의 권한만 강화될 경우 토착비리가 심화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차단하기 위한 제도적 견제장치 마련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각종 인허가권과 지자체 인사권 등 막강한 권한을 가진 단체장이 지방의회, 지역 경제·언론계 등과 밀월 관계를 유지하면서 비리에 오염될 경우 이를 사전·사후에 통제할 수단이 미비하다는 것이다.
김찬동 교수는 “지방분권 이전에 현재 지자체 단체장에게 집중된 지방권력도 분산·분권이 이뤄져야 한다”며 “과거 중앙이 지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단체장에게 권한을 집중시켰다면 지금은 이 시스템이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