低임금 알바에 학교폭력까지 늘었다…중·고교생 `슬픈 자화상`

여가부, 2018 청소년 유해환경 실태조사
10명 중 3명 "최저임금도 못 받아"…임금체불·초과근무요구 증가
학교폭력 피해율 8.5%·성폭력 2.8%…피해장소는 `학교`
청소년 68% "동영상 사이트 거의 매일 봐"…지상파TV 앞질러
  • 등록 2019-01-28 오후 5:11:04

    수정 2019-01-28 오후 5:10:58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국내 청소년 10명 중 3명은 지난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아르바이트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바 청소년 절반 이상은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고 일했고 초과근무 요구나 임금체불 등 부당처우도 늘어났다.

여성가족부는 28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18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년에 한 번씩 실시하는 이 조사는 지난해 7월~9월 전국 17개 시·도 초(4~6학년)·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 1만565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알바 청소년 35% “최저임금 못 받아”…알바 경험률 9%

알바 경험 청소년의 34.9%는 지난해 최저시급보다 낮은 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2년 전보다 9.1%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특히 중학생과 여자 청소년이 상대적으로 더 적은 임금을 받았다.

지난 2016년 조사보다 최저임금을 못 받은 비율,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비율, 초과근무 요구 및 임금체불 등 부당처우 비율이 모두 상승했다.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은 청소년 알바생은 61.6%에 달했고 작성된 근로계약서를 받지 못한 청소년도 42%였다. 또 17.7%는 일하기로 약속한 시간이나 날이 아닌데도 초과근무를 요구받았고, 16.3%는 급여를 약속한 날짜보다 늦게 받았다고 응답했다. 8.5%는 고객에게 언어폭력, 성희롱·폭행을 당했다고 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소년의 부당처우 경험이 증가하고 있지만 열 명 중 일곱 명은 초과근무나 임금체불 등 부당처우에도 “참고 일한다”고 답했다.

알바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10명 중 1명 꼴이었다. 절반 이상 청소년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는 주된 이유로 용돈 부족(54.4%)을 꼽았고 스스로 사회 경험(17.2%), 용돈을 받을 형편이 안되서(11%) 등이 뒤를 이었다.

이같은 실태에 여가부는 청소년근로보호센터를 4개 권역으로 확충하고 청소년과 사업주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을 지난해의 3배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직접 아르바이트 현장을 방문해 부당처우 문제 해결을 지원하는 근로현장 도우미를 늘리고 관계부처, 민간단체 등과 합동으로 청소년 고용업소에 대한 점검 활동을 펼쳐 나갈 방침이다.

열에 한 명은 학폭 피해…술·담배 구입은 편의점에서

언어폭력을 포함한 학교폭력 피해율은 8.5%로 조사됐다. 성희롱 등 성폭력을 당한 청소년은 2.8%였다. 폭력이나 성폭력의 피해 장소는 학교가 51.6%로 가장 많았고 인터넷 공간도 10.7%로 직전 조사할 때보다 증가했다.

학교폭력은 남자 청소년의 폭력 피해율이 9.4%로 여자 청소년 7.5%보다 높았고 초등학생의 폭력 피해율이 중·고등학생보다 높았다. 학교폭력·성폭력 피해 청소년 중에서 학교 상담실이나 전문 상담센터 등의 도움을 받은 경우는 14%에 불과했다. 피해 청소년들 절반 이상은 해당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 그 이유로는 ‘별로 심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를 가장 많이 꼽았다.

중·고등학생 33.5%는 지금까지 1잔 이상 술을 마셔봤고 14.5%는 최근 1개월간 음주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담배를 피워 본 중·고등학생은 9.6%였고 최근 1개월간 흡연한 청소년 34.4%가 담배를 직접 구매한 경험이 있었다.

술이나 담배를 구매할 때 열에 아홉 이상의 청소년들은 편의점이나 일반 가게, 슈퍼마켓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술은 대형마트와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고 응답했으며 담배는 PC방이나 노래방 구매비율이 10%를 넘었다.

음주 및 흡연 청소년들의 절반 이상은 음주·흡연 예방교육이 도움이 안된다고 느꼈다.

청소년 94% “인터넷 실시간 방송·동영상 본다”

최근 1년 동안 청소년의 93.5%가 인터넷 실시간 방송 및 동영상 사이트를 92.4%가 인터넷·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77.4%는 인터넷·모바일 메신저를 거의 매일 이용했다. 인터넷 실시간 방송 및 동영상 사이트를 매일 이용하는 청소년은 68%로 지상파TV를 거의 매일 보는 청소년(42.0%)보다 더 많았다.

청소년들은 주로 스마트폰을 활용해 매체를 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모바일 메신저(95.5%), SNS 서비스(93.7%), 인터넷 실시간 방송 및 동영상 사이트(85.3%) 이용 대부분을 스마트폰을 통했다. PC나 노트북으로 인터넷 방송을 본다는 비율은 8.8%에 그쳤다.

또한 최근 1년 동안 성인용 영상물(39.4%)과 성인용 간행물(23.3%)을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초등학생의 성인용 영상물 및 간행물 이용 경험이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였다.

여가부는 조사 결과를 현재 수립 중인 제3차 청소년보호종합대책(2019~2021년)에 반영해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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