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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요구는 완전한 비핵화 합의…‘스몰딜’도 가능
아산정책연구원 주최로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23~24일 이틀간 열린 국제포럼인 ‘아산플래넘 2019’에 참석한 미국 전문가들은 기자들과 따로 만난 자리에서 향후 북·미간 협상에서 미국이 생각하는 포괄적이고 완전한 비핵화에 북한이 합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각론에 있어서는 다소 차이가 있었으나 북·미가 비핵화 로드맵에 합의하면 ‘스몰딜’ 혹은 ‘단계적 이행’이 가능하다는 게 중론이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前) 주한 미국대사는 “비핵화까지 시간이 걸리기에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하나의 로드맵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면서 “로드맵을 만들었을 때 북한이 첫 번째 스텝을 취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우리 정부가 주장하는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 방안과 일맥상통한다.
트럼프 행정부 역시 비핵화 협상에 보다 유연하고 적극적인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차관보는 “북한이 진행하는 핵무기 프로그램에 충격을 받을 필요는 없지만 핵을 만들고 배치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런 상황이 지속할수록 세계 평화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다면서도 “제재가 북한으로 하여금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게 한다는 확신을 미국이 가지지 않는 한 사실상 시간은 북한의 편”이라고 평가했다.
버시바우 전 대사는 “미국이 (북한 비핵화 문제에) 너무 강경하고 경직된 접근방식을 가지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며 “전부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다(all or nothing)라는 방식으로 북핵 문제를 보는 것 같은데, 비핵화 시작 단계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이런 태도는 다소 경직된 관점”이라고 꼬집었다.
북·러 정상회담은 美 의식한 행보…푸틴, 제재 틀 깰 수 없어
리비어 전 수석차관보는 “러시아가 지금 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다”고 러시아 레버리지에 선을 그었다. 그는 “대북 제재는 전 세계적인 제재이기 때문에 러시아가 얼마나 많은 걸 타개할 수 있는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러시아가 인도적인 부분 정도를 허용하거나 앞으로 과학이나 기술적인 협력의 물꼬를 트는 정도의 노력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버시바우 전 대사도 “김 위원장은 러시아측에 북한의 입장을 지지해달라는 정치적 지원을 요청하고 대북 제재 해제 관련 요구도 할 것”이라며, “북한이 장기적으로는 러시아에 재정적, 경제적 지원도 요청하겠지만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이행해야 러시아도 이같은 지원을 결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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