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최근 안전 시설 미비와 인명피해로 연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렸던 ‘고시원 화재’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 국민적 관심 아래 각 지역 소방서에서는 고시원 안전 점검을 실시하는 등 동일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더욱이 요즘은 계절적 특성상 건조하고, 쌀쌀한 날씨 탓에 온열기기로 인한 건물 화재뿐 아니라 산불 등의 각종 화재 위험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소방 당국은 물론이고, 전국민적인 경각심이 필요하다.
도심 화재의 경우 극단적인 인명피해와 재산피해 이외에도 연기에 의한 질식 및 화상 등으로 인한 환자 역시 발생하게 마련이다. 한은아 세란병원 응급의학과 과장의 도움말로 화재에 의한 환자 발생 시 취할 수 있는 응급 조치에 대해 알아본다.
많은 사람들이 건물에 화재가 났을 때 발생하는 1차 피해로 화상을 생각하곤 한다. 불에 의한 열기를 가장 먼저 떠올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피해를 주는 것은 연기이다. 우리가 생활하는 대기 중에는 산소가 약 20% 정도 들어 있는데, 건물과 같이 폐쇄된 공간에 화재가 발생하게 되면, 불로 인해 주변의 산소량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산소를 대신한 이산화탄소와 독성 기체들로 인해 호흡을 어렵게 만들고, 질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건물 화재로 질식한 환자를 발견 했을 때 가장 먼저 취해야 조치로는 신선한 공기가 있는 외부로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호흡과 맥박을 체크해보고, 필요하면 인공호흡을 실시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화상을 들 수 있다. 화상은 열에 노출된 정도와 범위 등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국소 부위에 가벼운 화상만을 입었다면, 화상 부위를 흐르는 물에 10~15분 정도 대어 열기를 빼주고, 습윤밴드나 거즈 등으로 상처 부위의 감염을 막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단, 상처 부위의 열기만 식혀주면 된다는 생각으로 찬수건을 대거나 얼음찜질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화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물집이 잡힐 정도의 화상을 입었다면, 가급적이면 소독되지 않은 환경에서는 물집을 터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물집이 터질 경우 2차 감염의 위험이 있으며, 해당 부위의 흉터는 물론 색소침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물집이 터졌다면, 상처 부위를 보호하여 감염이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한다.
이와 같은 응급처치에 있어서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은 요구조자와 구조자 모두의 안전이 확보된 곳에서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곳에서의 무리한 응급처치 활동은 2차 인명피해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과장은 “구조자가 일반인이거나 응급처치에 대한 지식이 없는 경우라면, 반드시 119와의 연결을 통해 전문가의 명확한 지시 하에 처치를 실시해야 한다”면서 “비전문가의 잘못된 응급처치는 환자의 상태를 오히려 악화 시킬 수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