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보완할 대책으로 카드수수료 인하가 거론되는 가운데 추가 수수료 인하가 득보다 실이 많다는 주장이 나왔다. 카드 연회비 인상이 불 보듯해 기업 매출이 곤두박질치고 일자리 역시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장은 1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과 파이터치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과 국민경제’ 연구세미나에서 “신용카드 수수료 상한이 2007년 이전보다 많이 낮아진 상황에서 추가 수수료 인하를 위해 카드사는 자금조달비용을 판매자(가맹점)로부터 구매자(카드회원)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 구매자의 신용카드 이자비용 부담분(2.8%)에 따라 책정된 8775원의 연회비가 31만6620원까지 치솟는다는 게 파이터치연구원 분석이다.
라 원장은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로 금융당국이 카드 수수료의 일부인 정산 수수료 상한을 인하하자 발급은행들이 카드 연회비를 인상한 스페인과 호주의 사례를 소개했다.
파이터치연구원에 따르면 스페인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평균 정산 수수료가 점진적으로 59% 감소되는 동안 평균 카드 연회비가 50% 인상됐다. 2003년 중앙은행이 정산 수수료 상한을 낮추도록 규제한 호주의 경우에도 정산 수수료 상한 감소율(42%)이나 전체 카드 수수료 감소율(-31%)보다 카드 연회비 인상률(53%)이 높았다.
라 원장은 “신용카드 사용에 대한 이자비용을 카드 연회비 형태로 내면 판매자의 신용카드 수수료 지급부담이 줄어들지만, 매출액이 훨씬 더 많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있다”며 “이로 인해 기업 전체 매출액과 일자리가 각각 93조원, 45만개 감소한다”고 추산했다. 경제적 파급효과를 고려해 현재 수수료 수준을 유지해야 하고 불가피하게 수수료를 인하한다면 카드사의 자금조달비용을 국가의 세금으로 보존해주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라 원장은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