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맥시마의 리바이벌! 닛산코리아가 출시한 맥시마는 미국 생산이다. 닛산의 플래그쉽 모델이다. 북미 시장에서 현대 그랜저, 토요타 아발론, 쉐보레 임팔라 등과 경쟁하는 준대형 세단이다. 준대형차가 중형차보다 많이 팔리는 기형적인 국내 시장과는 달리 북미시장은 준대형차 판매량의 볼륨이 높지 않다. 하지만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모든 브랜드가 공을 들인다. 그 중 닛산은 차별화된 스포티함으로 맥시마를 다듬어 경쟁력을 갖췄다.
선선한 가을바람 아래 닛산 맥시마를 만났다. 국내에는 지난 2015년 10월에 8세대 모델이 출시됐다. 보수적인 동급의 경쟁모델에 비해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출시 당시 호불호가 크게 갈렸다. 중년 구매층이 많은 국내 준대형차 시장에서 맥시마의 스포티한 디자인과 강력한 가속 성능으로 스포츠카 입문용으로 마니아층을 사로 잡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전면부는 흡사 건담을 연상시키는 닛산의 패밀리룩 ‘V모션’ 그릴과 부메랑 형태의 LED 주간주행등이 당당한 존재감을 준다. 후면 역시 부메랑을 이어받아 강렬하지만 전면부에 비해 과격함은 덜하다. 리어램프 측면에 짤막하게 적힌 ‘4DSC(4-Door Sports Car)’라는 문구가 이 차가 지향하는 바를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북미형 그대로 출시되어 방향지시등은 쉐보레 임팔라와 마찬가지로 붉은색으로 점멸된다. 4개의 문을 가졌지만 날렵한 측면도 인상적이다. 근육질의 캐릭터 라인이 금방이라도 앞으로 튀어나갈 듯 역동적이다. A필러와 C필러를 검게 칠해 마치 지붕이 떠있는 듯 한 ‘플로팅 루프’ 디자인은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디테일이다. 매끄럽게 이어지는 루프라인이 패스트백에 가깝다. 휠은 18인치 사양으로 최근 트렌드에 비해 크다고 할 수 없지만 부족함 없이 잘 어울린다.
퀼팅 무늬가 들어간 세미버킷 타입의 시트는 닛산이 자랑하는 ‘저중력 시트’다. 시트 형상에 비해 실제 착좌감은 부드럽고 편안하다. 한국 소비자가 좋아하는 1열 열선 및 통풍시트와 운전석 메모리 시트가 기본 장착된다.
아담한 사이즈의 D컷 스티어링 휠은 라디에이터에서 볼 수 있었던 ‘V모션’을 품고 있다. 가죽의 질감이 좋고 펀칭이 되어있어 미끄러질 염려가 없다. 스티어링휠 열선도 제공한다. 스포티한 주행을 지향하는 차량임에도 패들시프트가 갖춰지지 않은 점은 아쉽다.(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SR’모델에는 패들시프트 장착)
센터페시아의 8인치 모니터는 조작이 간편하고 터치감도 우수하다. 기어레버 하단에 위치한 조그셔틀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터치가 편해 손이 잘 안 간다. 내비게이션은 아틀란 3D 제품이 장착되는데 그래픽이 화려하고 실시간 교통정보가 빠릿하게 반영되어 꽤 쓸만하다. 다만 모니터 해상도보다 높은 화질의 제품이 들어갔는지 약간 우글거림(?)이 있다. 특이한 점은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오로지 영어로만 표기되는데 계기판은 한글화가 적용됐다. 음악을 재생할 때 계기판에 나오는 한글 제목이 정작 센터페시아 모니터에는 안 나온다.
뒷좌석은 2,775mm라는 다소 짧은 휠베이스와 날렵한 루프라인에서 짐작했듯 레그룸과 헤드룸이 좁은 편이다. 스포티세단의 특성이 실내공간에서도 드러나는 셈이다. 성인이 편하게 앉기엔 충분하지만 동급 경쟁모델들과 비교하면 아쉽다. 전동식 후방 블라인드와 뒷좌석용 USB 충전포트를 2개나 마련한 것은 좋으나 뒷좌석 열선의 부재는 아쉬운 부분이다.
주차장에서 차를 빼는 데 스티어링휠에서 엄청난 묵직함이 느껴진다. 스티어링 휠의 감도를 조절할 수 있는 버튼이 있나 찾아봤지만 없었다. 분명 주행모드도 노멀 모드다. 맥시마의 스티어링 시스템은 HEPS(Hydro-electronic Power Steering, 전자 유압식 파워 스티어링). 흔히 쓰이는 C타입, R타입 전자 스티어링 방식이 아닌, 전기모터가 스티어링 축을 직접 돌리지 않고 유압펌프를 작동시키는 역할만 한다. 고속 주행 시에는 묵직하고 직관적인 핸들링이 안정감을 주는 요소가 되었지만 주차, 유턴 등 정지상태에서 스티어링 휠을 돌릴 때에는 난감했다. 한 손으로 스티어링 휠을 돌리기엔 역부족이다. 팔에 생각 이상의 힘이 들어간다.
서스펜션은 일반적인 준대형 세단에 비해 탄탄하다. 편안했지만 노면에서 올라오는 잔진동이 간혹 느껴졌다. 승차감과 주행성능 사이에서 적당히 타협한 모습이다.
연비는 과격한 주행 시 6km/L대, 고속도로 정속 주행 시 15km/L 내외를 오갔다. 3.5L에 달하는 대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임을 감안하면 무난한 편. 경제성은 아쉽지만 스포티한 성능을 생각하면 납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