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여건 악화에도 …중견기업 R&D 투자 17% 확대

중견련 ‘2018년 중견기업 실태조사’ 결과 발표
2017년 R&D 투자액 7.2조, 채용은 25만명으로 전년比 27% 늘어
  • 등록 2019-03-05 오후 3:06:00

    수정 2019-03-05 오후 3:06:00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중견기업들이 최근 대외 경제여건이 급속도로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연구개발 투자를 약 17% 늘리는 등 적극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진행한 ‘2018년 중견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중견기업들의 2017년 연구개발 투자액은 7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6.9% 증가했다. 기업 평균 투자액은 일반 중견기업이 69억8000만원, 피출자·관계 중견기업이 10억9000만원이었다. 중견기업계가 밝힌 연구개발 투자 계획은 올해 8조1000만원 규모로 지속적인 확대 추세를 보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중견기업 1021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기술개발 방식은 △기업 단독(70%) △외부기관 공동(17.1%) △외부기관 위탁(8.3%) 등으로 조사됐다. 정부 차원에서 ‘개방형 혁신’ 바람이 일고 있지만 중견기업들은 여전히 단독으로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중견련 측은 “개별 기업 연구개발 지원과 개방형 혁신 확대 필요성이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 중견기업의 신규 채용 규모는 총 25만3952명으로 전년(2만102명)대비 26.9% 늘었으며 개별 기업당 평균 채용은 63.6명 수준이다. 같은 기간 중견기업 설비투자액은 총 21조8000억원으로 전년대비 5.7% 감소했으나 올해는 25조원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견기업 해외 진출도 확대됐다. 수출 중견기업 중 해외시장에 신규 진출한 기업은 전체의 8.6%로 전년 대비 1.7%p 늘었다. 수출 중견기업당 평균 현지 법인 수는 3.6개였다.

또한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을 거부하는 ‘피터팬 신드롬’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기업 영속성을 제한하는 폐쇄적인 가업승계 제도에 대한 불만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법·제도적 환경 변화로 중소기업으로의 회귀를 검토한 중견기업 비중은 △2015년 6.9% △2016년 5.9% △2017년 4.9% 등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가업승계와 관련해서도 전체의 69.5%가 ‘과도한 상속·증여세 부담’을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다. 중견련 관계자는 “많은 중견기업의 세대교체가 목전에 다가온 만큼 ‘부의 대물림’이 아닌 기술과 경영 노하우의 전수, 공유로서 가업승계에 대한 합리적인 정책 변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반원익 중견련 상근부회장은 “중견기업은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고용 확대를 통해 한국경제 재도약을 이끌 핵심 동력”이라면서 “정부, 국회 등 각계와의 긴밀한 소통을 바탕으로 지나치게 경직적인 가업상속공제제도 혁신은 물론 중견기업 경영환경 개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실효적인 지원 활동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결산 기준 영리법인 기업체 행정통계’에 따르면 국내 중견기업 수는 4468개로 전체 영리법인의 0.7%의 비중을 차지했다. 2017년 전체 중견기업의 매출은 738조원, 고용은 136만 명으로 전년대비 각각 15.5%, 8.9%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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