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생태계 투자 적극 나서는 국내 양대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BTC인베스트먼트 중기벤처부 창투사 등록
올해부터 투자-인큐베이팅 등 '본격화' 계획 밝혀
업비트 두나무앤파트너스와 생태계 저변확대 경쟁
  • 등록 2019-01-14 오전 11:29:41

    수정 2019-01-14 오전 11:29:41

BTC인베스트먼트 홈페이지 초기화면 캡처와 김재환 BTC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오른쪽 아래)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국내 양대 암호화폐 거래소 운영업체의 벤처투자(VC) 펀드 운영이 확산되고 있다. 업비트에 이어 빗썸이 최근 정부 등록을 마치면서 침체를 겪고 있는 블록체인 생태계의 저변 확대로 이어질 지 관심이 모인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빗썸의 모회사에 해당하는 BTC홀딩스는 VC 투자 자회사인 BTC인베스트먼트를 중소벤처기업부 창업투자회사에 등록했다. 공식 창투사 등록 시 법인세나 소득세, 증권거래세 등에 대한 세제혜택은 물론 모태펀드 출자사업도 가능하다.

BTC홀딩스는 지난해 하반기 내내 BTC인베스트먼트의 공식 창투사 등록을 추진해온 끝에 연말께 등록을 완료하며 VC 투자와 스타트업 성장지원(인큐베이팅)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게 됐다. 삼성증권·코오롱인베스트먼트 출신의 김재환 대표이사를 비롯해 김동규 부사장, 정성훈·이상호·김동석 팀장 등 사업·투자 전문가들로 조직을 꾸렸다. 증권사 연구원(애널리스트), 공인회계사, 창업가 등 경력도 화려하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BTC인베스트먼트는 스타트업 4곳에 비공개 투자를 진행했다.

빗썸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반의)탈중앙화 프로젝트를 비롯해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투자 방향을 설정한 상태”라며 “공식 창투사 등록을 마치고 올해부터 투자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빗썸 계열의 VC 업체가 등장하면서 자연스레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VC 투자 자회사 ‘두나무앤파트너스’와의 선의의 경쟁에도 관심이 쏠린다. 두나무앤파트너스는 블록체인과 핀테크 분야에 주로 투자를 집행해왔다. 티몬 창업자 신현성 대표가 공동창업자로 합류한 블록체인 기반 지급·결제 플랫폼 테라, 탈중앙화 방식 암호화폐 거래소 올비트, 빅데이터 기반의 신용평가 방식으로 P2P(개인간) 대출 사업을 전개하는 어니스트펀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강준 두나무앤파트너스 대표는 지난해 9월 제주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콘퍼런스(UDC) 2018’에서 블록체인 투자 프로젝트 기준에 대해 △어떤 사람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가 △기존 산업을 바꿀 파괴적인 아이디어가 있는가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이 대표는 특히 결제 시스템에 주목하며 “기존 결제사업은 기본적으로 라이선스(사업권 인가) 방식의 사업인데, 여기에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결합하면 새로운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주요 거래소 운영사가 암호화폐 거래의 활성화를 위한 기본 조건으로 블록체인 생태계 자체의 성장이 필요한만큼, 그간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을 바탕으로 활발한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결국 거래소도 탈중앙화 방식이 대세가 될텐데, 그에 대비해 기존 거래소 업체들도 새로운 사업구조(BM)를 확보하는 차원에서도 투자에 관심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준 두나무앤파트너스 대표가 지난해 9월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콘퍼런스(UDC) 2018에서 투자 기준 등을 소개하고 있다. 두나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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