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측은 이번 조치가 장기간 다각적 검토의 결과라고 강조하면서 그간 고심한 흔적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세계적으로 치열하게 전개되는 5G 주도권 경쟁에서 ▲이들 3사가 관련 기술을 선도하고 생태계 활성화에 필요한 역량을 갖췄고 ▲투자 비용 등 재무적 요소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017670)이 중국 화웨이 장비를 도입할 지도 모른다는 예상도 있었지만, 당장 9월 말부터 구축되는 5G 주파수와 기술 상황을 보면 SK텔레콤은 물론 KT도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긴 쉽지 않았다는 전문가 평가가 많았다.
화웨이 장비가 삼성전자 장비보다 가성비(가격대비 성능)이 우월하다고 해도 ①당장 5G를 구축하는 지역은 서울·수도권 이라는 점 ②당장 구축하는 장비는 3.5GHz 5G 종속모드(NSA,Non Standalone) 규격이라는 점(즉, 5G와 기존 LTE를 함께 써서 서울·수도권에 LTE장비를 넣은 삼성전자와의 연동시 비용이 줄어든다는 점) ③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오를 정도로 국민이 화웨이 장비 도입에 부정적이라는 점 등이 고려됐다는 평가다.
SK텔레콤뿐 아니라 수도권에서 삼성전자 LTE 장비를 쓰는 KT도 SK텔레콤처럼 화웨이를 당장 도입하진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국내 통신사들이 내년부터 구축이 시작되는 자율자동차나 스마트시티 등을 위한 대용량 5G 주파수 28GHz에선 화웨이를 미리 배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통3사가 이르면 이달 말부터 시작하는 5G 망 구축은 서울·수도권부터 시작된다. 이통사들은 12월 초 동글형 USB타입부터 시작해 2019년 3월 경 스마트폰 형태의 5G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이동성이 보장되는 스마트폰 형태의 세계 최초 5G인데 반해, 미국 이통사들이 하겠다는 것은 집안 등에서 쓰는 FWA(고정형 이동통신 기술)로 이동통신의 핵심인 핸드 오버(이동통신 가입자가 이동 중에도 통신이 끊어지지 않는 것)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G 스마트폰를 할 때 장비도 단말기도 우리 것이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번 SK텔레콤의 삼성전자 장비 채택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②LTE와 함께 쓰는 5G 기술특성도 반영
SK텔레콤이 화웨이 대신 삼성을 택한 이유에는 기술적 특성도 고려됐다. 이번 장비공급으로 SK텔레콤은 당장 5G 주파수 중 3.5GHz에서 5G 종속모드(NSA,Non Standalone) 규격으로 망을 깔게 된다. 그런데 5G종속모드란 5G+LTE 복합’(NSA, Non-Standalone) 규격이다.이미 깔려 있는 기존 네트워크(LTE)와 5G 기술을 융합해 최상의 성능을 발휘하는 데 초점을 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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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여론의 압박도 고려…국내 5G 장비, 화웨이 완전배제는 아냐
화웨이 장비 도입시 ‘보안이 걱정된다’는 일각의 여론도 아예 무시하긴 어려웠다는 평가다.
LTE에서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 LG유플러스에 단 한 번도 보안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치적 이슈일 뿐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국내1,2위 이통사(SK텔레콤·KT)가 화웨이 5G 장비를 결정하는 건 부담이다.
다만, SK텔레콤과 KT가 장기적으로 자율주행차 등에 쓰이는 5G 주파수인 28GHz 장비 선정에서까지 화웨이를 완전배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보긴어렵다.
이는 LTE네트워크와 연동 없이 5G네트워크 만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SA(Standalone)규격인데 국제표준화가 진행 중이다. 무선 접속망(5G NR)부터 핵심 망(5G Core)까지 LTE와 완전히 다르다.
업계 전문가는 “SK텔레콤과 KT가 5G장비 첫 도입은 삼성 것을 쓰지만 이르면 내년부터 투자가 시작될 28GHz까지 화웨이를 완전히 배제했다고 보긴 어렵다”며 “삼성이 단말기뿐 아니라 통신장비에서도 화웨이 등 글로벌 업체를 넘어서려고 노력 중이다. 기술 격차는 많이 좁혀졌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 점유율은 화웨이 28%, 에릭슨 27%, 노키아 23%, 중국 ZTE가 13%,삼성전자는 3%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