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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주재 미국 상공회의소가 43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3곳만이 중국을 떠나는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미국이 아닌 인근 동남아 국가로 생산기지를 옮기겠다는 방침이다. 3분의 2 가량은 아예 해외 이전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당초 예상과는 다른 결과다.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폭탄 부과 이후 시장에선 미국 제조업체들의 탈중국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렇지 않아도 인건비가 계속 오르고 있는데다, 관세까지 더해져 생산비용이 크게 늘어나서다.
중국 기업들을 포함해 많은 기업들이 인근 동남아시아 국가로의 공장 이전을 모색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발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아울러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옮기더라도 중국을 완전히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또 기업 입장에선 중국이라는 세계 최대 소비시장을 쉽게 포기할 수 없다. 대다수 기업들은 중국 내 점유율 확대를 위해 지난 수년 간 고군분투해왔다.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투자와 노력이 들어갔다. 중국을 쉽게 떠날 수 없는 또다른 이유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인텔리전스의 크리스 로저스 애널리스트는 “아직까지 미국 주요 기업들 중 중국을 떠난 곳을 보지 못했다”면서 “많은 회사들이 (무역전쟁 이후) 변화를 꾀한다고 하지만 적극적인 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확인하기 전까지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또 앞으로 몇 년 동안 관세가 조정될 때까지 기업들은 공급망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탈중국이 본격 시작될 경우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