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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소박하고 서정적이면서도 묵직한 감정의 울림을 전달한다. 이 작품은 1960년대 미국 아이오와의 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서로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은 짧은 만남을 긴 세월 동안 가슴 한켠에 간직한 채 살아가는 두 주인공 프란체스카와 로버트의 감정의 흐름에 집중한다. 특히 사건보다는 캐릭터들의 관계와 감정 변화가 극을 이끌어가는 주요 요소인 만큼 음악으로 전달되는 감성이 극의 중심에 놓이는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2017년 옥주현과 박은태 주연으로 초연했으며 2018년 김선영과 차지연이 프란체스카를 박은태와 강타가 로버트 역을 맡아 재공연했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두 주인공은 자신의 삶 속에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이방인에 머문다. 한 곳에 머물지 않은 채 전 세계 곳곳을 옮겨다니며 사진을 찍는 로버트와 가족과 집을 벗어나지 못 하면서도 늘 가슴 한 켠엔 고향인 나폴리와 그곳의 자신을 그리워하는 프란체스카. 지루하리만치 같은 방식이던 삶 속으로 서로가 들어섰던 짧은 순간의 떨림은 강렬했고, 잔잔했던 그들의 일상은 강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시종일관 무대를 꽉 채우는 브라운의 다이나믹하고 풍성한 음악은 두 사람의 애절한 심경을 절절하게 담아낸다. 특히 프란체스카의 억눌려 있는 감정이 격정적으로 표현되는 ‘잡힐 듯한 꿈’과 작품의 메시지가 가장 잘 드러나는 ‘널 알기 전과 후’ ‘단 한 번의 순간’으로 이어지는 넘버들은 극의 몰입감을 증폭시킨다. 같은 공간과 시간에 함께 하지 않더라도 나눌 수 있는 깊은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 작품을 다시 한번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