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상 이 작품] 더욱 성숙해져 돌아온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 심사위원 리뷰
쇼노트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1960년대 미국 배경 애절한 러브스토리
소박한 서정과 묵직한 울림… 절절하게 전달
  • 등록 2018-10-25 오전 8:45:35

    수정 2018-10-25 오전 8:45:35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한장면
[지혜원 경희대 교수]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8월11일~10월28일 샤롯데씨어터)가 한층 풍성하고 견고한 무대로 돌아왔다. 로버트 제임스 웰러의 동명 소설과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메릴 스트리프 주연의 영화로 널리 알려진 이 작품은 마샤 노먼의 극본과 제이슨 로버트 브라운의 음악을 통해 뮤지컬로 재탄생해 2014년 2월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다. 안타깝게도 브로드웨이 프로덕션은 그리 좋지 않은 흥행성적을 보이며 3개월여 만에 막을 내렸으나 그 해 토니어워드와 드라마데스크어워드에서 최우수 음악상과 오케스트레이션상을 받으며 ‘브라운 표’ 음악의 탁월함을 인정받았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소박하고 서정적이면서도 묵직한 감정의 울림을 전달한다. 이 작품은 1960년대 미국 아이오와의 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서로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은 짧은 만남을 긴 세월 동안 가슴 한켠에 간직한 채 살아가는 두 주인공 프란체스카와 로버트의 감정의 흐름에 집중한다. 특히 사건보다는 캐릭터들의 관계와 감정 변화가 극을 이끌어가는 주요 요소인 만큼 음악으로 전달되는 감성이 극의 중심에 놓이는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2017년 옥주현과 박은태 주연으로 초연했으며 2018년 김선영과 차지연이 프란체스카를 박은태와 강타가 로버트 역을 맡아 재공연했다.

이번 재공연 프로덕션은 초연에 비해 한결 단단하게 정돈되고 서사의 강약이 더해졌다. 새롭게 프란체스카를 연기하는 차지연과 김선영은 이탈리아 출신으로 제2차 세계대전 중 고향을 떠나 미국의 작은 마을에서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아가는 중년 여성의 입체적인 내면을 묵직하면서도 섬세하게 표현해낸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소속 작가로 사진을 찍기 위해 들른 마을에서 우연히 만난 그녀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되는 로버트 역의 박은태와 강타 역시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감미로운 선율에 담아 절절하게 전달한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두 주인공은 자신의 삶 속에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이방인에 머문다. 한 곳에 머물지 않은 채 전 세계 곳곳을 옮겨다니며 사진을 찍는 로버트와 가족과 집을 벗어나지 못 하면서도 늘 가슴 한 켠엔 고향인 나폴리와 그곳의 자신을 그리워하는 프란체스카. 지루하리만치 같은 방식이던 삶 속으로 서로가 들어섰던 짧은 순간의 떨림은 강렬했고, 잔잔했던 그들의 일상은 강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시종일관 무대를 꽉 채우는 브라운의 다이나믹하고 풍성한 음악은 두 사람의 애절한 심경을 절절하게 담아낸다. 특히 프란체스카의 억눌려 있는 감정이 격정적으로 표현되는 ‘잡힐 듯한 꿈’과 작품의 메시지가 가장 잘 드러나는 ‘널 알기 전과 후’ ‘단 한 번의 순간’으로 이어지는 넘버들은 극의 몰입감을 증폭시킨다. 같은 공간과 시간에 함께 하지 않더라도 나눌 수 있는 깊은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 작품을 다시 한번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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