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IRA·반도체법 통했다…제조업 대미 투자 2배 급증

IRA·반도체법, 보조금 지원·세액공제 효과 톡톡
작년 8월 의회 통과후 266조원 규모 투자계획 발표
2021년 대비 2배 급증…亞기업 투자도 3분의 1 육박
"전례없는 방식과 속도로 미국으로 공급망 이동중"
  • 등록 2023-04-17 오전 9:40:33

    수정 2023-04-17 오후 7:33:43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야심차게 추진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CHIPS·이하 반도체법) 덕분에 미국 및 해외 제조기업들의 대미(對美) 투자가 2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의회가 IRA 및 반도체법을 통과시킨 지난해 8월 이후 미국 및 해외 제조기업들이 발표한 반도체 및 청정기술 부문 투자는 지난 14일 기준 총 2040억달러(약 266조 22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같은 부문 투자 규모의 약 2배, 2019년 대비로는 거의 20배에 달하는 규모라고 FT는 설명했다.

반도체, 전기자동차, 배터리 및 재생에너지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에 최소 1억달러 이상 투자하는 프로젝트가 75개 이상으로 확인됐다. 10억달러 이상 투자 프로젝트는 2019년 4개에서 2022년 8월 이후엔 31개로 급증했고, 올해 들어 추가된 투자 계획만 400억달러(약 52조 2200억원)를 웃돌았다.

IRA가 청정기술 부문에서 3690억달러(약 481조 8000억원) 규모의 세액 공제 혜택을, 반도체법이 390억달러(약 51조원) 규모 보조금 및 240억달러(약 31조 3500억원) 세액 공제 혜택을 각각 제공하는 덕분이다. 이는 미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대기업들의 대미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엔 LG, 한화, 론지 등 아시아 대기업들이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해외 기업들의 투자 비중은 전체 투자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대부분이 한국, 일본, 대만에 집중됐다.

현재까지 발표된 투자 프로젝트를 토대로 총 8만 20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추산된다. 앞으로 더 많은 투자 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 정부는 더 많은 추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IRA와 반도체법 모두 중국에 치중한 공급망을 재구축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제니퍼 그랜홈 미 에너지부 장관은 “현재 미국에 대한 투자는 지각판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컬린 헨드릭스 수석연구원도 “상당히 놀라운 투자 규모”라며 “공급망 개발 측면에서 보면 전례 없는 방식으로 시속 0마일에서 100마일수준으로 (공급망이 미국으로) 이동을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IRA와 반도체법 모두 보조금·세액공제 요건과 관련해 한국, 일본, 대만, 유럽 등의 반발을 사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반도체법은 보조금 혜택을 받으려면 일반적인 경영 정보는 물론 반도체 웨이퍼 수율, 분기별 가동률 등 민감한 정보까지 보고토록 요구하고 있다. 또한 IRA에 따르면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고,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나라에서 채굴·가공한 핵심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한 배터리를 장착해야 전기차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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