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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도발 수위가 높은 수준은 아닌데다 미국 등 주요국의 반응이 격하지 않아 증시가 폭락할 정도의 위협적인 악재는 아니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다만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분명한데다 미·중 무역협상에 부정적인 기류도 감지되고 있어 이번 주 증시 투자심리는 위축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도발 수위 높지 않아…시장 영향 제한적
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주(4월 29일~5월 3일) 코스피지수는 전주대비 0.78%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도 같은 기간 2.81% 올랐다.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종목장세가 짙어지면서 대형주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29일부터 5월 3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2640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1242억원 각각 순매수했다.
그러나 이번 주 증시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지난 4일 오전 북한이 기종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를 동해 방향으로 발사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높아진 상황이다. 이번 북한 도발은 지난 2017년 11월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한 후 1년 5개월여만이다. 남북간, 북미간 대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한 후 첫 도발인 셈이다.
일단 이번 발사체가 북한이 약속해왔던 장거리 미사일 중단에는 해당되지 않고, 미국을 크게 자극하지 않는 낮은 단계의 무력시위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어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높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대표는 “북한 도발이 좋은 이벤트는 아니지만 이를 계기로 북미 대화 진전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대북 테마주를 제외하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이날 대체휴일로 하루 더 휴장한 만큼 북한 도발의 성격을 차분히 분석할만한 시간적 여유를 가졌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만일 증시가 열렸을 때 북한이 발사체를 쏘았다면 순간적으로 충격을 받을 수 있었겠지만 휴장으로 도발 사흘 만에 증시가 열리기 때문에 이전 만큼의 반응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증시를 끌어올릴 동력이 없는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심리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원화 약세가 증시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휴 동안의 북한 미사일 발사, 미-중 무역협상의 분위기를 바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위협 등 대외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악재가 부각되더라도 과거와 달리 지수 하단은 견고해졌지만 지수 상승동력 역시 없기 때문에 지수 움직임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이번 주 증시가 기대를 걸고 있었던 미·중 무역합의에도 제동이 걸린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 센터장은 “북한 발사체 뉴스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수입품 추가 관세 발언이 해결모드로 인식했던 금융시장에 심리적 위축을 더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트럼프의 발언이 전해진 이후 5일(현지시간) S&P500 지수선물과 나스닥 선물은 2% 가까이 하락했고 이날 개장한 중국 증시는 급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한국 시간으로 오후 2시38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5.46% 하락한 2910.34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