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본격화 되면서 미국 업체들을 필두로 글로벌 테크 업체들과 화웨이와의 거래 관계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화웨이 출하량이 감소할 경우 유럽·중남미·중동·아프리카 지역 등에서
삼성전자(005930)가 수혜를 볼 수 있으리라 전망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9일 보고서에서 “화웨이 제재로 구글 서비스 제한 등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는데 여전히 구체적인 일정히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는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구글 서비스가 원래부터 제한적이었던 중국은 논외로 하더라도 유럽,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지역 소비자들 입장에서 화웨이 스마트폰을 선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화웨이의 2018년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 530만대로 글로벌 점유율 14%를 차지했다. 이는 삼성전자 (2억 9180만대), 애플(2억 63만대)에 이은 글로벌 3위에 해당한다. 올해 출하량 역시 2억 4000만대 내외로 전망돼 글로벌 2위에 등극할 것으로 추정되며 삼성전자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평가받았다. 2018년 연간 평균판매가격이 삼성전자 252달러, 화웨이 230달러로 유사한 수준인 만큼 직접적인 경쟁관계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웨이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소비자들이 화웨이가 아닌 다른 제품, 그중에서도 직접적 경쟁관계에 있는 삼성전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지역별 점유율 1,2위에 해당하고 평균판매가격도 유사한 수준이기 때문에 화웨이 소비자들이 삼성전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북미와 중국에서는 서로 경쟁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유럽, 중남미, 중동·아프리카에서 반사이익이 강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서 유럽, 중남미, 중동·아프리카가 차지하는 합산 비중은 올 1분기 기준 55%에 달한다. 다만 인도와 기타 아시아에서는 샤오미, Oppo, Vivo와 경쟁관계에 있어 수혜강도는 상대적으로 약할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