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설리 사망, 연쇄살인…男, 여성혐오 성찰해야”

  • 등록 2019-11-27 오전 8:27:27

    수정 2019-11-27 오전 8:27:27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가수 구하라, 설리의 죽음은 연쇄적인 살인이다”

구하라 (사진=연합뉴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27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구하라·설리 사망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두 여성이 개인적으로는 우울증을 겪었다고 언론에서도 일각에서도 보도하고 있는데, 만약에 이렇게 계속해서 여러 사람에게 성적으로 공격을 당하고 모욕을 당하고 그리고 자신의 사생활을 찍은 여러 가지 영상이 돌아다니는 일을 겪었다면 어떤 사람이 아프지 않겠냐. 없는 우울증도 생기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울증이라고 환원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결국은 자신이 일상 속에서 저질렀을지도 모르는 그런 가해행위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성찰적인 행위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구하라 전 남자친구 최종범이 받은 1심 집행유예 판결에 대해선 “판사의 판결들을 그동안 쭉 보니까, 아동성착취물 혹은 성학대물을 가지고 있었던 자, 유포했던 자들을 다 집행유예를 때리셨더라. 아주 일관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그런 현상은 다른 판사들도 마찬가지고 여성에 대해서는 굉장히 가혹한 처벌을 내리지만 여성에 대한 성적 공격을 감행했다든지 성범죄와 관련된 범죄행위들에 대해서는 유독 판사들이 굉장히 관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는 거다”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사람들은 피해자인 구하라에 더 집중하면서 가해자 최종범씨가 아니라 가해자의 이름은 최모씨라고 나오지만 피해자의 이름은 계속해서 언론이든 일반 시민이든 계속해서 실명을 거론하면서 이 사람에 대해서 끊임없이 괴롭힌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이 사태는 굉장히 여러 가지 차원에서 봐야 한다. 일단 여성 연예인에 대한 이중의 취약성이죠. 그러니까 여성의 취약성과 연예인이라는 취약성을 고리 삼아서 끊임없이 조롱하고 사생활을 계속해서 쫓고 그 사생활을 가지고 또 언론은 보도를 하고 이 점에 대해서 계속해서 여성에 대한 품평을 하는 일반 악성댓글러들이 결합되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를 입어도 피해자가 계속해서 낙인화가 되는 이 체인에서 판사나 또는 형사 사법체계가 계속해서 가해자에 관용적인 태도를 취할 때 결국은 어떤 여성이 그 안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냐”라며“결국은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는 여성 연예인의 이중, 삼중의 취약한 상태가 있었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자성할 필요가 있고 그 가운데 어떤 방식으로든 여성 연예인을 얼굴이든 외모든 사생활이든 품평하면서 성적인 공격을 했던 수많은 댓글러들이 반성하지 않으면 이런 문제는 계속해서 발생한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포털사이트 ‘댓글 규제’ 정책에 대해선 “굉장히 근시안적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옛날부터 여성은 순결과 정조를 강요했다. 하지만 폭력의 피해자가 되면 ‘더러운 X’, ‘음란한 X’ 이렇게 된다. 조금만 안 웃으면 ‘상냥하지 않다’ 그러다가 조금 웃으면 ‘헤프다, 쪼갠다, 싸게 군다’ 이렇게 한다”라며 “여성은 항상 남성들의 소통과 교류, 의리와 비즈니스를 위해서 교환되고 거래됐다. 그게 성매매 역사고, 각종 음란물과 성매매 알선 후기 사이트로 연결된다. 불법촬영물은 남성들의 놀이문화와 오락을 위해 소비된다. 그건 돈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문화 속에서 어떤 특정한 댓글이 잘못됐다고 처벌할 수 있는 법이 만들어질 때 이런 문화가 없어지겠냐”라며 “그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결국 남성이 성찰해야 되는 거다. 보통 여성혐오에 대해서 어디 있느냐고 하는데 남성의 일상이 여성혐오다. 여성에 대한 심오한 편견, 여성에 대한 구조적인 차별, 여성에 대한 폭력 이런 것들이 일상에서 일어나는데, 온라인,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이걸 스스로가 남성들이 이게 문제라고 인식하고 그만두지 않는 한, 지금 우리가 얘기한 모든 대책들은 일시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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