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빅데이터로 암 잡는 마이크로RNA 찾아낸다

UNIST 남덕우 교수팀, 유전자 발현 빅데이터 분석 알고리즘 개발
  • 등록 2019-03-17 오후 12:00:00

    수정 2019-03-17 오후 12:00:00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UNIST는 생명과학부 남덕우 교수팀이 ‘유전자 발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암을 억제하는 마이크로RNA와 이와 관련된 세포 신호조절 경로를 발굴했다고 17일 밝혔다.

유전자 발현 빅데이터로 마이크로RNA 발굴하는 바이클러스터링 알고리즘. 그래픽=UNIST.
마이크로RNA는 19~23개 정도의 짧은 염기로 이뤄진 RNA 분자로서 여러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세포 활동과 암 및 당뇨 등의 만성질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남 교수팀은 15년 이상 차곡차곡 쌓인 유전자 발현(gene expression) 공공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는 새로운 분석 전략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베이스에서 각종 질병과 조직 특성, 세포 분화, 약물 처리 등 다양한 세포 조건에 따른 5000여 개의 데이터 세트를 가공해 ‘유전자 발현 빅데이터’를 수집했다. 또 마이크로RNA의 염기서열에 기반한 타깃 유전자(target gene) 집단의 정보를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459개의 ‘인간 마이크로RNA에 의한 조절 네트워크’를 예측하는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BiMIR)을 구축할 수 있었다.

특히 ‘바이클러스터링(Biclustering)’이라는 양방향 군집화 분석을 통해 마이크로RNA가 조절하는 ‘유전자 집단’과 관련 ‘세포 조건’을 동시에 제시해주는 새로운 접근법을 개발했다.

남덕우 교수는 “유전자 발현 빅데이터에 바이클러스터링 방법을 적용하면 줄기세포나 특정 질병 등 다양한 세포 조건에서 일어나는 마이크로RNA 조절 네트워크를 더 정확하게 발굴할 수 있다”며 “가령 유방암이 어떤 유전자들의 발현과 연결돼 있고 이들 유전자를 억제하는 마이크로RNA가 무엇인지 예측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실제로 유방암 발달에 중요한 신호전달 경로(PI3K/Akt signaling pathway)를 miR-29 등 적은 수의 마이크로RNA들이 집중적으로 ‘억제 가능함’을 발견했다. 이는 박지영 UNIST 생명과학부 교수와 공동연구해 실험으로도 검증했다.

남덕우 교수는 “이번에 발견한 것은 유방암에서 miR-29가 저하돼 PI3K/Akt 신호전달 경로를 ‘조절하고 있지 않음’”이라며 “miR-29의 발현을 높여주면 해당 경로의 타깃 유전자들과 경로 활성도가 현저히 저하되는 것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이라는 질병의 발달을 억제하는 마이크로RNA도 예측해 내 이 기법을 다른 여러 질병으로 확장할 수 있음을 보였다. 남 교수는 “BiMIR 데이터베이스를 통해서 누구나 마이크로RNA, 질병 등 세포 조건, 타깃 유전자 등에 대해서 마이크로RNA 조절 네트워크를 검색할 수 있다”며 “현재는 마이크로어레이 데이터 기반으로 만들었는데 RNA 시퀀싱 데이터도 충분해지면 더 다양한 세포 조건에서 더 정확한 네트워크 예측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윤소라 UNIST 생명과학부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포스트게놈 다부처유전체사업 및 선도연구센터에서 지원 받았다. 연구결과는 영국 옥스퍼드대학 출판사에서 발행하는 저명한 생물학 저널 ‘뉴클레익 에시드 리서치(Nucleic Acids Research)’ 3월 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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