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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과 안건준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연임을 통해 수장 자리를 지켰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는 정윤숙 우정크리닝 대표가 회장에 오르면서 중기중앙회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수장 체제로 전환했다. 이들 중기 단체 수장에겐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친노동정책 완화와 함께 신산업 육성을 가로 막는 규제 철폐 등 정부와 국회, 국민을 상대로 한 만만치 않은 과업이 기다리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이 지난달 28일 열린 ‘제26대 중기중앙회장 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오는 2023년 2월 27일까지 4년간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앞서 23·24대 중기중앙회장을 역임한 김 회장은 이번 임기에 착수하면서 3번째 중기중앙회장직을 수행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김 회장은 과거 임기 중 중소기업DMC타워 건립과 함께 소상공인 폐업을 막기 위한 노란우산공제 출범, 판로가 부족한 중소기업 제품 판매를 위한 홈앤쇼핑 설립 등의 성과를 냈다. 특히 △거래불공정 △시장불균형 △제도불합리 등 3불 정책을 앞세워 동반성장위원회 출범과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 시행을 이끌었다.
김 회장의 이러한 과업을 두고 중소기업계에서는 “중기중앙회는 김 회장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중기중앙회는 그동안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현안에 대한 중소기업계 목소리 전달에 소극적이었다”며 “김 회장이 다시 수장에 오르게 된 배경에는 정부에 과감히 할 말 하는 김 회장 스타일을 여전히 그리워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도 전례 없는 3번째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이미 8·9대 회장을 지낸 강 회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중견련 정기총회에서 10대 회장에 다시 올랐다. 중견련 정관에 회장 임기는 3년이며 연임은 한번만 가능하다. 다만 임원이 임기를 마칠 때까지 차기 임원을 선출하지 않을 경우 당기 임원이 계속 수행할 수 있는 단서 규정이 있다.
강 회장이 이렇듯 예외적인 경우로 3연임까지 한 데는 중소기업 못지 않게 중견기업도 노동정책 등 연속선상에 놓여있는 과제가 많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를 인식한 듯 강 회장은 3연임을 확정한 후 “중견기업을 위해 이 한 몸 불사르겠다”고 강조했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 회장도 9대에 이어 오는 2021년 2월까지 10대 회장 자리를 이어가게 됐다.
전자부품 중견기업 크루셜텍(114120)을 창업한 안 회장은 재임 중 벤처기업협회를 비롯해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혁신벤처단체협의회 설립을 주도하는 등 벤처산업 발전에 공헌했다는 평가다.
다만 벤처업계에서는 카풀을 포함한 공유경제서비스 벤처기업들이 여러 규제에 가로 막혀 성장하기도 전에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많다. 안 회장은 향후 임기 내내 신산업을 가로 막는 규제를 혁파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인식한 듯 안 회장도 10대 회장 취임사에서 “신산업 규제 이슈에 대해 적극 대응하고 정부에 대한 건의 활동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는 한무경 전 회장에 이어 정윤숙 회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았다. 지난해 말 9대 회장에 오른 정 회장은 2021년 말까지 3년간 임기를 이어간다. 제19대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한 정 회장은 향후 5대 중점 추진 과제로 △5대 경제단체 진입을 위한 회원 확대 △회원서비스 강화를 위한 협회 기능 개편 △여성기업 경쟁력 강화 3대 사업 추진 △경제적 자립도 향상을 위한 예산 확대 △정책기능 강화로 대정부 건의 활성화 등을 내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소·벤처기업들은 전반적인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급진적인 노동정책을 비롯해 신산업을 가로 막는 규제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이들 중기 협·단체 수장은 이렇듯 만만치 않은 과제를 해결하는 데 임기 내내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