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대주주 암호화폐' BXA토큰 상장 추진..이해상충 우려

BXA, 인수작업 안 끝난 상태에서 이달 중순 상장 진행
자금 조달 문제 등 의혹 남아있는데 서둘러..배경 관심
  • 등록 2019-01-06 오전 11:55:57

    수정 2019-01-06 오전 11:55:57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국내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이 이해관계가 얽힌 BXA토큰을 상장하기로 하면서 ‘이해상충’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직 인수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다소 무리하게 속도내기에 나서는 배경에 대한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6일 빗썸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이달 3일부터 9일까지 암호화폐 BXA토큰 상장 기념 사전 이벤트를 진행한다. BXA토큰의 상장에 앞서 매일 선착순으로 거래금액 20만원당 1BXA를 지급하는 행사다. BXA토큰 상장은 이달 중순께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BXA토큰 상장을 두고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다. 여기에는 바로 BXA가 빗썸 인수를 진행중인 김병건 BXA 회장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김병건 BXA 대표가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성형외과 전문의로 BK성형외과 사업을 키운 김 회장은, BK메디컬그룹을 비롯해 비트컴퓨터(032850), 휴젤(145020) 등 IT·바이오 분야 투자로 큰 수익을 거둔 투자계의 큰손으로도 통한다. 빗썸 창립 시에도 모회사인 BTC홀딩스의 5대 주주로 참여했고, 블록체인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경영진·주주 등과 협의 끝에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

이를 토대로 ‘블록체인 거래소 연합’이라는 의미의 BXA를 만들어, 한국·미국·일본·싱가포르·멕시코 등 12개국에서 유동성을 공유하는 연합체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은 4000억원대로 알려졌는데, 이를 조달하는 과정을 두고 의혹이 제기됐다. 당초 인수 주체인 BK 글로벌 컨소시엄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홍콩 킹슬리 등 다른 파트너를 모색하면서 투자 매개로 BXA토큰을 발행해 해결하려 했고, 이 과정에서 공식 총판인 오렌지블록과 킹슬리가 동시에 한국에서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이었다. 이 과정에서 국내에서는 금지된 ICO(암호화폐 공개투자모집)가 이뤄졌다는 주장도 등장했다.

이에 김 회장은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BXA토큰을 국내에서는 판매하지 않았으며 △BXA토큰 판매 대금은 빗썸 인수에는 전혀 쓰이지 않는다는 점 △빗썸 인수대금은 이미 컨소시엄 참여사들로부터 다 확보했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그는 “오렌지블록을 통해 해외 적격투자자를 대상으로만 판매를 진행했다”며 “BXA토큰 판매대금은 BXA 메인넷 개발 등에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은 여전히 의문을 제기한다. 특히 인수 대금을 미리 확보했으면서도 왜 빨리 이를 지급하지 않고 분할 지급하고 있느냐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BXA토큰 상장을 서두르면서 의혹의 눈초리는 더해지고 있다. 특히 BXA토큰이 빗썸의 대주주가 될 김 회장과 연관있다는 점에서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거래를 지원하는게 역할인데, BXA토큰은 빗썸 자체 발행 토큰도 아니면서 대주주와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문제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거래소 관계자도 “만약 대주주와 빗썸, 토큰 보유자 사이에 이해가 충돌할 경우 빗썸이 객관적인 입장을 보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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