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호의 과학 라운지](35) 내 몸속의 소리 없는 전쟁 '면역 시스템'

인체 정교한 면역 체계 갖고 있어…선천성 면역, 적응 면역 각각의 역할하며 몸 지켜
면역체계 이상 발생 시 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발병
  • 등록 2019-04-14 오전 11:58:10

    수정 2020-09-23 오전 11:21:41

[편집자주] 수학, 화학, 물리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인공지능(AI), 사물 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그 중요성은 점차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기초과학은 어렵고 낯설게만 느껴져 피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기초과학의 세계에 쉽고 재미있게 발을 들여 보자는 취지로 매주 연재 기사를 게재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전국 초·중·고등학생 대상 과학 교육 프로그램인 ‘다들배움’에서 강사로 활동하는 과학커뮤니케이터들과 매주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 중 재밌는 내용들을 간추려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감기는 약을 먹으면 일주일, 약을 먹지 않으면 7일’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 몸의 자연 치유력을 얘기하는 말이다. 우리 몸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이 침입했을 때 이를 감지해 퇴치하는 꽤 정교한 면역 체계를 갖고 있다.

먼저 면역 시스템은 선천성 면역과 적응 면역(후천성 면역)으로 나뉜다. 선천성 면역은 태어날 때부터 원래 갖고 있는 면역으로 병원체에 대한 초기 대응을 맡는다. 대표적으로 백혈구의 일종인 대식세포가 여기에 해당한다. 대식세포는 체내 모든 조직에 분포하며 침입한 세균 등을 먹어 치우고 그에 대항하는 면역정보를 림프구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NK세포(natural killer cell)도 선천적 면역을 담당한다. NK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직접 공격해 없앤다. NK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공격할 때는 퍼포린(perforin)이라는 공격인자를 분비해 감염 세포나 암세포의 세포막에 구멍을 내고 여기에 그랜자임(granzyme)이라는 단백질 분해 효소를 주입해 이 세포들을 사멸시킨다. 특히 NK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해 암세포의 발생과 증식, 전이를 막는 것 외에도 암이 재발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암 줄기세포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학계에서는 이 NK세포를 이용한 항암치료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적응 면역은 후천성 면역 또는 획득 면역으로 불리는 면역 시스템이다. 선천 면역에 의해 항원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을 때 유도되는 면역 반응으로 항원에 특이적인 면역 세포들을 활성화 시킨다.

항원수용체에 의해 특정한 항원과만 반응 하는 특이적 면역 반응이며 항원의 유입 횟수가 증가하면 면역 기억에 따라 반응의 속도와 강도가 커지는 면역 형태다. 흉선에서 유래하는 림프구인 T림프구(T세포)는 면역에서의 기억능력을 가지며 특정 병원체에 대한 항체를 생성하는 B림프구(B세포)에 정보를 제공해 항체 생성을 도울 뿐만 아니라 세포의 면역에 주된 역할을 한다.

몸의 면역체계 이상으로 외부 항원이 아닌 정상 세포를 침입자로 잘못 판단해 공격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자가면역질환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에는 류마티스 관절염, 제1형 당뇨병 등이 있다.

도움말=이경오 과학커뮤니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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