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공백·매각추진에 돌파구 찾는 '항공 빅2'...틈새 엿보는 LCC

대한항공 아시아나 동시에 '수장 공백' 상태
양대 항공사 휘청이자 전체 항공산업 '흔들'
"신규 LCC기회" "지배구조 개선 긍정적 영향"
  • 등록 2019-04-17 오전 6:00:00

    수정 2019-04-17 오전 6:00:00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국내 항공사 양대산맥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흔들리면서 향후 항공산업 판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로 ‘중심축’을 잃었고, 아시아나항공 역시 오너일가 퇴진으로 매각 소용돌이에 휩싸이며 시계제로 상태에 빠졌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나 소유의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에어서울의 부분 매각 가능성도 주요 변수다. 이처럼 국내 주요항공사 1·2위 업계에 경영권과 직결되는 이슈가 동시에 터지며 항공산업 전반에 지각변동이 뒤따를 전망이다.

◇ 국내 양대 항공사 공교롭게 ‘오너 공백’ 상황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아시아나 모두 수장 공백 상태에 놓였다. 대한항공은 조 회장의 예상치 못한 별세로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체제로 빠르게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이 이끌었던 2세 경영이 막을 내리고 3세 경영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아시아나도 전날 금호산업 이사회 의결을 거쳐 매각을 공식 결정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의 33.4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앞서 박삼구 회장의 영구퇴진 등을 골자로 한 자구책을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제시했으나 결국 퇴짜를 맞은 바 있다. 금호산업은 채권단의 압박을 버티지 못하고 아시아나를 매각하기로 했다. 이로써 아시아나는 기존 박삼구 회장을 대체할 새로운 수장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 흔들리는 항공산업 톱2..LCC에 기회될까

업계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에 불어닥친 강풍에 항공업계 전체에 큰 변화의 소용돌이가 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새주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업계에 판도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동안 자금난에 시달리며 리스한 비행기를 중심으로 어렵사리 항공사업을 끌어온 만큼 SK나 한화, CJ 등 능력있는 기업에 인수될 경우 한단계 점프할 기회를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금력이 탄탄한 기업이 아시아나를 인수할 경우 새로운 대결구도가 형성되며 국내 항공업계를 한단계 끌어올리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업계에서는 아시아나 계열사인 에어부산이나 에어서울이 아시아나와 ‘3사 통매각’이 아닌 분리매각될 경우 기존의 제주항공 등 LCC가 인수전에 뛰어들 가눙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호측은 ‘3사 통매각’이 원칙이지만 인수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별도 협의하기로 했다. 업계는 이럴 경우 LCC 시장이 자연스럽게 재편되는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은 항공업계 양대축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향후 정상화가 될 경우 오히려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금력이 탄탄한 기업이 아시아나를 인수할 경우 새로운 대결구도가 형성되며 국내 항공업계를 한단계 끌어올리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세계 항공시장은 향후 20년간 연평균 3.6%씩 성장할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아나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SK의 한 관계자는 “항공산업이 당분간 성장할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한 관계자도 “오너 일가에서 비롯된 리스크 때문에 빅2 항공사가 위기에 빠진 측면은 있지만 두 회사 모두 경영을 하는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리스크만 해결한다면 향후 성장의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시장도 발빠르게 반응했다. 조 회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8일 한진칼 주가는 20% 넘게 올랐다. 아시아나도 상황은 비슷했다. 매각 소식이 전해지자 마자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15일 전 거래일보다 30% 올랐으며, 금호산업과 아시아나IDT 등의 주가도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다만, 대한항공 경영권 안정이 늦어지고 아시아나 매각이 지체될 경우 LCC업계가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의 연구원은 “저비용항공사 간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빅2가 지금의 어려움을 조기에 해소하지 못할 경우 경쟁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LCC에게 기회”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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