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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경제적 가치(Economical Value·EV)를 반영한 재무제표를 각 사별 공개하듯 기업의 사회적 가치 작업을 화폐단위로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마련하고, 주요 3개 계열사의 지난해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를 일반에 공개했다. 이는 추상적 개념의 사회적 창출 성과를 계량화했다는 데 의미가 클 뿐 아니라, 기업 경영 활동에 이를 직접 적용한 국내 대기업은 SK가 처음이다.
SK 3사 창출한 사회적 가치 ‘12조30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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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사회적 가치 측정 이유에 대해서는 “기업이 경제적 가치와 마찬가지로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려면 지표와 기준점이 필요하다”며 “이를 계기로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동시 추구하는 ‘더블보텀라인(DBL)’이 본격 가동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SK가 발표한 사회적 가치 평가는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화폐로 환산하는 게 핵심이다. SK는 2017년부터 외부 전문가들과의 공동 연구, 관계사 협의 등을 통해 측정 체계를 개발해 왔다. 측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주요 대학 경제학·회계학·사회학 교수, 사회적 기업 관련 전문가들이 자문 역할을 했다.
마이너스 성과도 발표…최태원 “자평 말고 개선 고민하라”
이날 먼저 공개한 핵심 3개 계열사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는 12조3000억원, 마이너스(-) 성과는 1조6000억원을 상회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탄소 배출 등 환경 공정에서 1조4276억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자체 계산했다. 이산화탄소 등 탄소 배출량에 1t당 10만원을 곱해 계산한 수치다.
1조원 넘는 손실 규모까지 숨김없이 공개한 배경에는 최태원 회장의 결단과 의중이 반영됐다는 게 게 SK측의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큰 손실은 발표하지 말고 그냥 작년 대비 얼마나 개선됐는지 발표하는데 그치자는 주장도 있었지만 최 회장은 ‘당연히 총량으로 발표하고, 첫 출발이니까 잘했다고 자평하지 말고, 앞으로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해 고민하라’고 독려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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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를 분기 실적 발표나 지속가능 보고서에 기재하는 방식으로 매년 공개하고 관계사별 경영 핵심평가지표(KPI)에도 50% 반영하기로 했다. 기존 경제적가치를 50% 반영하되, 사회적 가치 측정 점수를 10점, 사회적 가치를 늘리는 전략과제가 30점, 안전·환경·보건 등이 10점으로, 총 50점을 사회적 가치 지표에 포함된다.
다만 아직까지 측정 시스템에 개선할 점이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미비점을 보완해 나갈 방침이다. 일례로 소비자 피해 관련 사건·사고, 지배구조 개선 성과, 법규 위반 사항 등은 객관적인 측정방법을 아직 개발하지 못했다. 각 사는 자체 측정결과 공표 시 미반영 항목을 주석에 표기하고, 추후 반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오는 2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는 사회적 가치를 주제로 한 국내 첫 대규모 민간 축제인 ‘소셜밸류커넥트(SOVAC) 2019’를 연다. 최 회장이 “사회적 가치 경험과 지혜를 나누고 교류할 수 있는 협력과 연대의 장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한 이 행사는 전문가 강연과 토론, 사회적 기업의 창업·투자·해외진출 상담 등이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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