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1971년생(만 47세)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 △현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국 처장 △현 산업통상자원부 3차 에너지기본계획 워킹그룹 위원 △전 ‘핵없는사회를위한 공동행동’ 사무국장·공동집행위원장 △전 ‘에너지대안포럼’ 기획운영위원회 위원 △서강대 생물학 학사,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대학교 공공정책학 석사, 라이프치히 대학교 경영학 석사. [사진=양이원영 처장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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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문재인정부 2년 차인 지금은 정치공방 식 탈원전 프레임을 깨야 합니다. 에너지전환은 단순히 원전을 줄이는 탈원전만을 뜻하는 게 아닙니다. 누구나 전력 사업을 할 수 있고, 소비자 개인이 어떤 전기를 쓸지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핵심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에너지 산업 생태계를 키워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수십만개의 새로운 사업자, 일자리가 생길 것입니다. ”
양이원영(사진·47) 환경운동연합 처장은 29일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에너지 산업 생태계’ 육성을 힘주어 말했다. 양 처장은 지난 3월부터 산업통상자원부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2019~2040년) 워킹그룹의 위원을 맡아, 문재인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 로드맵을 마련 중인 핵심 멤버다. 지난 20여년간 탈핵 운동을 해온 양 처장이 ‘에너지 산업 키우기’를 강조한 것은 “경제 정책과 융합되지 않으면 에너지전환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독일, 1000개 배전회사..덴마크, 에너지 컨트롤타워” | 독일 남부 프라이부르크시 보봉의 도심 모습. 이곳은 전력 자급이 이뤄지는 신재생 도시다.[이데일리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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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처장이 제시한 에너지전환 모델로 참조할 만한 곳은 독일이다. 독일은 신재생 생태계가 잘 구축된 나라다. 양 처장은 “우리는 한전·발전사 등 제한된 기업만 발전 사업에 관련돼 있지만 독일에는 에너지 분야 협동조합만 800곳이 넘는다”며 “독일은 자발적으로 꾸려진 민간 조직이 자율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수십만 명의 일자리가 관련돼 있어 에너지전환이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독일에는 전력 시장을 독점하는 기업도 없다. 양 처장은 “우리는 한전이라는 거대한 조직이 배전망을 독점하고 있어 전국 4만개가 넘는 재생에너지 사업의 배전망 연결이 제때 안 되고 있다”며 “독일에는 1000개에 달하는 민간·공공 배전회사가 있어서 발 빠르게 배전망이 깔린다. 서로 경쟁하는 체제라 오히려 시민들과 소통하는데에도 적극적”이라고 전했다.
두 번째 모델은 덴마크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방문한 덴마크는 2050년 이후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국가 비전을 제시한 나라다. 양 처장은 “덴마크는 에너지청이 에너지전환 관련 정책을 총괄해 맡고 있다”며 “우리는 에너지 사업 허가권이 여러 부처에 뿔뿔이 흩어져 있어 에너지전환을 방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덴마크는 시민들이 신재생 발전 사업의 지분 20%까지 참여할 수도 있다”며 “이런 제도가 있다 보니 신재생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의 배전 독점, 정부 일방 행정 바뀌어야” | 덴마크의 풍력 발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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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처장은 이 같은 모델을 국내에 접목하기 위해선 두 가지 선결 과제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우선 한전 시스템의 개편이다. 양 처장은 “지금은 한전 본사의 단일라인으로 해야 신재생 배전망이 깔리는 상황이다. 전국 수백 곳에서 발생하는 신재생 민원, 갈등을 효율적으로 조정하기 불가능한 구조”라며 “이 배전 구조를 지역 단위로 쪼개거나 민간 배전사업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둘째로는 규제 개선이다. 양 처장은 “독일·덴마크와 달리 우리 정부·지자체에선 에너지 전환을 오래 전담하는 공무원조차 찾기 힘든 상황”이라며 “관료의 전문성이 떨어질수록 ‘마구 허용하거나 모두 금지하자’는 식으로 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관료나 국가가 일방으로 하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전문가와 관료가 시장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좋은 시장이 가능하도록 하는 ‘스마트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양 처장은 “태양광 등 신재생 사업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행정에 가장 화가 난다고 한다”며 “절차의 문제, 민주주의, 이익 공유의 문제에 대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에너지전환에 성공하려면 독일·덴마크처럼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