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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 15%뛴 연봉…“인력 경쟁 심화”
지난해 말 국내 ‘빅4(삼일·삼정·안진·한영) 회계법인’은 회계사들의 기본급을 일제히 두 자리 수로 인상했다. 연봉인상의 시작은 삼일회계법인이 기본급 15%를 인상하면서 시작됐다. 작년 11월 감사인의 권한과 책임을 높이는 개정 외부감사법이 도입으로 추가 인력 수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다른 대형 회계 법인들도 인력 이탈을 막고자 동일 수준으로 연봉을 따라서 인상했다.
기본급이 약 7000만원인 5년차 회계사를 기준으로 한다면 약 1000만원 수준이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인상으로 현재 빅4 회계법인의 초임은 각종 수당 등을 포함해 4000만원 후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4000만원 초반대의 초임수준을 유지했던 로컬 회계법인들도 4대법인 수준으로 맞추고, 경력의 경우 4대법인 이상의 연봉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10년여 전까지만 해도 상황은 달랐다. 회계사 수요가 지금처럼 많지 않아 회계사 시험에 합격을 해도 모두가 ‘빅4’에 입사 할 수도 없었다. 연봉 인상도 한동안 정체돼 있어 회계사들 사이에서는 “감사기간 업무 시간을 따져보면 결국 최저시급도 못받는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한 회계법인 임원은 “지난 2009년 IFRS가 도입되면서 감사부문 인력 수요가 늘어났는데, 그즈음부터 회계사들이 일반 회사로 이직을 활발하게 하기 시작하면서 회계법인에서 인력 유치 경쟁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회계 전문가 늘려야”vs“근로 환경 개선이 우선”
금융위원회는 개정 외감법 시행으로 감사인력 수요가 기존보다 6.4%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금융위는 올해 공인회계사 최소 선발인원을 850명에서 1000명으로 늘렸다. 2020년 이후는 KDI측에 연구용역을 맡겨 정하기로 했다. 대형 회계법인 임원은 “일단 빅4법인에서는 회계사 인력이 당장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회계사 합격자수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 일반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인회계사증원반대모임 소속 한 회계사는 “대형 법인의 경우 1년에 300여명의 신입사원을 뽑는데 이중 1~3년 사이에 30~40%가 퇴사를 한다”며 “근로환경이 개선되고 있지 않기 때문인데, 증원을 통해 밑빠진 독에 물을 부어봐야 회계사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국공인회계사 측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회계사 증원 기조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대형 회계법인 임원은 “반대하는 쪽 입장도 이해가 되지만 회계사가 꼭 회계법인에 있을 필요가 없고 기업 등으로 진출할 수도 있다”며 “회계 전문가들이 많아지는 것도 국가 차원에서 나쁜 것이라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