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실명 위험' 높은 습성황반변성, 꾸준한 치료가 중요

김창룡 파랑새안과 원장
  • 등록 2022-01-28 오전 6:30:46

    수정 2022-01-28 오전 6:30:46

[김창룡 파랑새안과 원장] 초고령 사회의 문턱으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노인성 질환의 증가는 필연적이다. 눈 또한 노화의 영향을 비켜갈 수 없는 기관이라 고령화 추세를 진료실 안에서도 실감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황반변성 환자는 계속 증가해 2020년 기준 2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노인성 안질환으로 인한 시력저하는 일상적인 불편함뿐만 아니라, 치명적인 낙상이나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여기고 적극적인 검진과 치료를 권고해야 한다.

김창룡 파랑새안과 원장
노인성 안질환 중에서도 황반변성(AMD)은 실명의 위험이 있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부이자 중심 시력을 담당하는 황반에 변성이 생기는 질환으로 전 세계적으로 실명 원인 질환의 세번째를 차지한다. 황반변성은 건성(dry)과 습성(wet)으로 나뉘며, 이 중 습성 황반변성은 황반변성으로 인한 실명의 90% 이상을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병이 진행되면서 사물이 뿌옇게 보이거나 암점이 생기고 선이 구부러져 보일 수 있는데 초기에는 이러한 증상도 뚜렷하지 않아서 단순 노안으로 오해하는 분들이 많다. 50대부터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강조하는 이유다.

다행히 적절한 시기에 황반변성을 발견하고 치료를 받으면 시력을 유지하거나 개선할 수 있다. 이는 항-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 주사라고 하는 항체 치료제의 역할이 크다. 실명 위험이 높은 습성 황반변성의 경우, 시력 개선과 유지를 최우선 목표로 치료하는데 항-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주사는 신생혈관의 발생과 증식을 억제해서 습성 황반변성의 진행을 늦추고 시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다만 항-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주사는 환자가 얼마나 꾸준히 치료를 지속하는지에 따라 그 효과가 좌우된다. 완치가 되는 질환이 아니어서 재발과 악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길고 긴 황반변성과의 싸움에서 환자가 지치지 않고 장기간 치료를 이어 가기 위해서는 환자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환자 상태에 맞춰 주사 투여 주기를 조절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을 사용해 치료 부담이 줄어들었다. 1~3개월에 한번 일정한 주기로 주사하는 ‘고정주기 요법’은 병원 방문이 잦아 부담이 크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가 부족하거나 과잉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존재했다.

반면 ‘치료 주기 연장 요법(Treat and Extend, T&E)’은 환자마다 치료 경과가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개인 맞춤형으로 주기를 조절하는 치료 전략이다. 시력개선 효과는 치료 주기 연장 요법을 진행해도 고정주기 요법과 유사하다. 치료 주기 연장 요법은 치료 시작 첫 3개월 간은 매월 1회 주사하고, 이후에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음 투여 간격을 연장하거나 축소한다. 치료제에 따라 최대 16주(4개월)까지도 주기를 연장할 수 있어 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4주까지 주기를 줄일 수도 있어 경과에 따라 유연하게 치료할 수 있다.

여기서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치료 중 발생하는 부작용 위험이다.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면 치료를 중단하거나 치료 효과가 한순간에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또한 시력은 손상되면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도 의료진과 환자 모두 부작용 발생 가능성에 대해 민감해야 한다. 특히 망막혈관폐쇄와 같은 부작용은 발생 시 심각한 시력 저하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치료제 자체의 안전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이상 증세가 발생하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몇 번을 반복한다 해도 눈에 투여하는 주사 치료를 쉽게 받아들이는 환자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반변성 환자들이 그 순간을 극복하는 모습을 매일 진료실에서 마주하고 있다. 아마도 소중한 가족, 친구, 풍경을 놓치지 않고 눈에 담고자 하는 간절함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소망을 지키기 위해 모든 황반변성 환자들이 부디 치료를 지속적으로 이어 나가고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올해는 이들에게 더 밝은 빛이 앞날을 밝혀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즈나, 혼신의 무대
  • 만화 찢고 나온 미모
  • MAMA 여신
  • 지드래곤 스카프 ‘파워’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