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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는 괜찮다며 영양제를 처방해주고 증상이 심해지면 다시 병원에 오라는 말을 들었다. 최근 체중이 줄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으려니 했지만 아직 20대 초반인 나이와 협심증과 관련된 가족력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의아했다. 또 통증이 심할 때는 그렇게 좋던 담배 생각도 나지 않았고 이후로도 통증이 계속됐고, 가슴이 울리는 느낌도 있었다. 누우면 일시적으로 있던 흉통은 2~3일이 지나자 걸을 수 없을 정도의 심한 통증이 되었으며 호흡곤란도 발생했다.
◇운동과 상관없이 … 병력 없던 사람도 발병
김수철 경희대학교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A군이 병원을 왔을땐 청진상 호흡음이 감소해 있었고, 흉부 엑스레이 검사에서 기흉이 진단돼 가슴에 관을 삽입하고 입원치료를 하게 됐다. 다행히 A군은 흉강 내로 배출된 공기가 심장을 눌러서 생명에 위협을 주는 응급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기흉이 조금 더 진행되었더라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우리 폐는 수많은 매우 작은 풍선들이 모이고 서로 연결돼 하나의 큰 풍선을 만들고 있는 장기라고 할 수 있다. 기흉은 폐의 가장 윗부분에 있는 흉막이 부풀어 올라 발생한 작은 공기주머니가 파열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증상은 가장 흔한 것이 가슴통증이다. 가슴통증은 환자들마다 호소하는 표현이 다 다른데, 보통 숨을 쉴 때마다 가슴 안쪽이 뻐근해지는 통증이다.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서서히 발생하기도 하고, 운동과 상관없이 생기기도 한다.
◇ 스트레스 심한 고 3남학생에게 많이 발병
2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기흉 환자 중 84.9%가 남성이고, 이중 약 30.8%가 10대 남성 청소년으로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성인보다는 청소년에게 더욱 많이 발병했다.
김수철 교수는 “발병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와 특히 흡연자에게 흔하고 대개 마르고 젊은 남자에게 잘 발생한다”며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고 3 남학생에게 많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어 기흉의 발병 원인을 과도한 스트레스 때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군은 기흉을 진단받은 후 입원해 흉관을 삽입했고 폐에서 흉강 내로 누출된 공기를 제거해 폐의 재 팽창을 유도했다. 숨 쉴 때마다 있었던 통증은 조금씩 감소했고 숨쉬기가 한결 편안해졌다. 흉관이 삽입된 부위로는 여전히 통증이 있었으나 숨 쉴 때마다 지속됐던 통증의 강도와는 비교 되지 않을 정도로 완화됐다.
◇기흉, 담배 한 개비면 가슴에 구멍 한 개 추가
A군은 흉관 삽입 3일 후 공기누출이 멈추었으며 흉부 엑스레이 검사에서 폐가 팽창돼 있었고 호흡도 비교적 편안해 흉관을 제거했다. 흉관 제거 후 불편감은 전혀 없었고, 흉부 엑스레이 추적 검사에서 기흉의 재발은 관찰되지 않았다.
기흉은 재발병으로도 불린다. 그만큼 재발 우려가 높다. 한 번 발병하면 40~50%는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재발 환자 중 80% 이상이 또다시 재발하는 현상을 보인다. 그 때문에 기흉은 재발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기흉의 재발 방지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수술적 치료이다. 수술은 비교적 간단해 흉강경이라는 내시경을 통해 기흉의 발병 원인이 되는 흉막하 소기포를 절제하는 것이다. 기흉 예방은 발병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완전한 예방법은 없다. 그러나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기흉에 걸릴 확률이 20배 이상 높은 만큼 금연이 필수적이다.
A군은 기흉이 재발하면 수술이 필요하다는 설명과 담배 한 개비를 피울 때마다 가슴에 구멍이 한 개씩 뚫릴 것이란 경고를 듣고 퇴원 후 기흉 재발 방지를 위해 현재까지 금연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