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박동 분당 50회 미만이면 ‘서맥’, 심하면 실신까지도
서맥성 부정맥은 분당 60~100회를 뛰어야 하는 심장 박동이 분당 50회 미만으로 느리게 뛰면 진단할 수 있다. 분당 50회 정도의 경미한 서맥은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분당 40~45회 미만이거나, 수 초 이상 심장이 멈춰서는 심한 서맥은 어지럼증, 실신, 운동시 호흡곤란과 같은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주로 심장 박동이 만들어지는 부위인 동결절이 약해지거나(동기능 부전), 심방과 심실이 연결되는 전기통로가 약해져(방실차단) 생긴다.
◇대부분의 서맥, ‘인공심장박동기’ 시술이 유일한 치료법
혈관 질환, 약제에 의해서 생는 일시적인 서맥은 원인만 제거하면 없어지지만, 대부분의 서맥은 노화와 같이 해당 구조물의 기능이 약해져서 생기며, 약해진 동결절을 정상화해주는 약물치료도 없다. 또한 방실 차단은 심방과 심실 사이에 전기를 전달하는 방실결절 부위가 약해지면서 전기가 잘 전달되지 않아 서맥이 발생한다. 맥박이 심하게 느려지면 쓰려지거나 폐부종으로 심한 호흡곤란이 생길 수 있으므로, 심장 안에 전깃줄을 넣어두어 느리게 뛰는 심장을 정상속도로 뛰게 해주는 인공심장박동기 시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부정맥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13만9,618명 중 서맥성 부정맥 환자는 9,048명에 불과할 정도로 환자가 많지는 않지만, 환자가 적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까닭에 무기력증·어지럼증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진은선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서맥성 부정맥을 방치하면 뇌를 비롯해 주요 장기에 산소 공급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어지럽거나 눈앞이 깜깜해지는 증상 이외에도 맥박이 느리게 뛰는 것 같이 느껴지면 반드시 심장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볼 것을 당부했다.
◇위험 적어 고령 이유로 미루지 말고 시술 받아야
서맥은 노화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령 환자가 많이 시술 받는다. 시술법은 주로 왼쪽 앞가슴 부위를 약 3cm 정도 열어 피부 밑에 납작한 기계를 넣어두고, 기계에 연결된 전깃줄을 혈관을 통해 심장 안에 넣어 두는 것으로 끝난다. 진은선 교수는 “전신마취가 필요한 수술도 아니고 심장을 여는 수술도 아니기 때문에 시술 자체의 위험도는 낮은 편이다. 순간적으로 심장이 수 초 이상 멈추는 증상이 나타나면 정신을 읽고 쓰러질 수 있어 고령이라는 이유로 시술을 미루지 말고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한 전기장 제외하면 생활 속에서는 활동 지장 없어
진 교수는 “인공심장박동기는 배터리로 작동하기 때문에 수명이 있다”면서 “사람에 따라 박동기가 소모되는 정도가 다르며, 최근 사용되는 기계들은 보통 9~15년 정도 사용할 수 있다. 배터리 수명이 다 되면, 기존 넣었던 기계를 빼고, 새로운 기계를 삽입한다. 이 또한 비교적 간단한 시술”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최근 삽입되는 박동기는 대부분 MRI 검사에도 지장이 없다. 단 MRI 검사가 가능해도 검사 전 박동기의 모드 조정이 필요하며, 기존 박동기 중에는 불가능한 것이 있어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 후에 MRI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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