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세계 기상의 날과 기후변화의 경고

올해 주제 ‘태양, 지구 그리고 날씨’
최근 기후변화, 인류활동에 원인 커
WMO, 심각성 경고…“균형 이룬 자연 중요”
“후손에 아름다운 봄 물려주고자 노력해야”
  • 등록 2019-03-22 오전 5:00:00

    수정 2019-03-22 오전 5:00:00

[김종석 기상청장]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BC 460~377년)는 기원전 5세기 ‘공기, 물 그리고 장소에 관하여’라는 저서에서 기후, 물 공급 그리고 인간이 사는 지역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지를 다뤘다. 그 시기에는 자연이 흙·공기·불·물의 4대 원소로 이뤄져 있다고 믿었으며 만약 이 원소들이 인체 안에 바르게 있다면 건강해지고 균형이 무너지면 건강도 나빠진다고 생각
했다. 인류는 이미 역사적으로 ‘균형을 이룬 자연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인류는 오랜 세월동안 주거·식량·에너지 및 삶의 형태를 기후와 환경 여건에 맞춰 적응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인구 증가와 산업 발전으로 에너지 사용이 급증하면서 지구 온난화를 야기했고 그 결과 오늘날 기후 변화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올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2019년 발생 가능성이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기후 변화’를 꼽았다. 근래 기후 변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강도도 더 세지고 있어 기후 변화의 위험성을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인류의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전 세계적인 협력이 중요해진 가운데 세계기상기구(WMO)가 지정한 ‘세계 기상의 날’ 의미를 되새겨보게 된다. 세계기상기구는 국제연합(UN) 전문기구로 1879년에 창립한 국제기상기구(IMO)가 전신이다. 지난 1947년 국제기상기구 이사회에서 새로운 기구를 창설하고자 세계기상협약을 채택했고 이후 1951년부터 44개 회원국을 바탕으로 지금의 세계기상기구가 활동을 시작했다. 1951년 세계기상기구는 국제연합 전문기구로 편입됐고 우리나라는 1956년 3월 예순여덟 번째 회원국으로 등록했다. 현재 190여 개국이 가입했으며 본부는 스위스 제네바에 있다.

세계 기상의 날은 세계기상기구에서 1950년 3월 23일 발효된 세계기상기구헌장을 기리기 위해 지정한 날로 세계기상기구의 전문기구 지정 10주년인 1961년부터 세계 기상의 날을 기념하고 있다. 각 국가별로 세계기상기구가 선정한 주제와 관련한 기념행사를 진행하며 우리나라 기상청도 매년 기념식과 초청강연, 각종 부대행사를 비롯해 전국 기상시설 공개와 기상기술 보급 등 기상청의 활동을 소개하고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 세계 기상의 날 주제는 ‘태양, 지구 그리고 날씨’다. 이 메시지는 해류 및 물의 순환, 날씨 변화 등 지구 생태계에 근본적인 에너지를 제공해주는 ‘태양’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 또한 최근 기후 변화가 태양의 자연적인 변동에 의해 발생하는 변화폭을 훨씬 넘어선 원인은 인류 활동에 의한 것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그 심각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이렇듯 세계 기상의 날은 날씨가 우리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되돌아보고 변화무쌍한 날씨 변화를 예측해 인류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자 노력하는 기상청의 역할을 알리며 기상인의 노고를 기억하는 뜻 깊은 날이기도 하다.

기상청은 이번 세계 기상의 날을 맞이해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알리며 국민과 소통하고자 한다. 기상청은 날씨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신속한 기상정보를 위해 2019년도 정책목표를 ‘국민신뢰 회복을 위한 기본역량 집중과 소통 강화’로 정했다. 일상생활과 밀접한 날씨와 기상재해에 대해 보다 더 신속하고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각오다.

노란 개나리와 연분홍 진달래가 꽃망울을 터뜨리고 초록빛 새싹들이 온 산야를 물들이고 있다. 어느새 봄이 찾아 왔다. 기후 변화로 아름다운 봄을 영원히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찔해진다. 세계 기상의 날 의미를 또다시 상기하며 지금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깊은 고민과 함께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무엇이라도 해야 하는 때이다. 우리 자녀와 그 자녀의 자녀들에게 지금의 아름다운 봄을 물려주고 지켜주기 위해 더 이상 기후 변화의 경고를 간과해서는 안 될 때인 2019년 봄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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