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바쁘게 가사 업무를 하다 보면, 명절 연휴는 어느새 휴식이 아닌 또 하나의 노동 현장으로 변하곤 한다. 특히,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경제활동을 하는 청·중년층과 달리 집안 대소사를 직접 주관하는 50~60대 이상의 장년층에게 있어서 명절 준비는 단순 집안일을 넘어 부담으로 다가 올 수 있다.
갑작스럽게 늘어난 집안일들이 신체 기관에 부담을 주어 통증을 유발하거나 질환으로 발전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관절은 우리가 활동하는데 있어서 가장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만큼 부상 및 질환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어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추석 연휴 기간 관절에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 있는지 김병순 세란병원 정형외과 관절센터 부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집안 대청소부터 설거지까지 ‘손목터널증후군’
명절 준비 과정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관절 중 하나가 손목일 것이다. 대청소를 하거나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재료를 썰기도 하고, 다량의 설거지를 하는 등 비슷한 동작을 장시간 반복하다는 빈도가 가장 높아 부담이 많이 갈 수 밖에 없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통증을 동반한 저릿한 감각이 나타나며, 악화될 경우 감각 이상이 발생하기도 하고, 증상이 낮 보다는 밤에 심해지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재료를 썰거나 설거지와 같은 단순 반복 작업들은 가족들이 분담하여 한 명에게 일이 집중되는 것을 피해야 하고, 장시간 반복되는 집안 일의 경우 중간 중간 충분한 휴식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또한, 반복된 동작으로 경직된 근육을 스트레칭을 통해 풀어주는 것 역시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 동그랑땡 등 전과의 전쟁 후 ‘무릎 통증’ 주의
특히, 전을 부칠 때는 쪼그리고 앉거나 양반다리 등 무릎을 구부린체 장시간 유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쪼그려 앉는 자세는 무릎으로 몸의 하중이 과도하게 전달되어 관절의 부담을 줄 수 있다. 무릎을 구부린 자세 역시 관절 내부 압력이 커지면서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는데, 이러한 자세들을 장시간 유지하게 되면 통증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 연골 손상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김병순 부장은 “손목이나 무릎 이외에도 벌초를 하는 과정에서 어깨 부상을 당하는 등 명절에는 유독 관절 부위 통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며, “이는 평소 사용하지 않던 근육들을 갑작스럽게 장시간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명절과 같은 장시간의 일이 계획 되었을 때는 하루나 이틀에 몰아서 하기 보다는 몇 일간의 충분한 시간을 갖고 조금씩 준비하는 것이 좋으며, 집안일 중간중간에 충분한 휴식 시간을 두어 몸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건강한 명절을 보내는 최선의 노하우라 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또 “통증이 발생했을 때는 진통제 혹은 파스를 붙이는 등의 자가처방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자칫 병을 키울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