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아침에 일어나면 혈압부터 재는 사람이 있다. 만약 정상치 이상의 숫자가 나오면 깜짝 놀라 ‘오늘은 일을 나가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하면서 집에서 쉴지 모른다. 사실 몸이 이상하지 않으면 굳이 혈압을 잴 필요는 없다. 하지만 시민센터는 물론이고 일반가게에도 혈압계가 놓여 있는 것을 보면 놀랍기만 하다. 어서 혈압을 재보라고 재촉하는 꼴이다.
과잉된 건강불안과 상품화된 의료가 도리어 현대인의 건강을 헤치고 있다. 의료사회학자와 암 전문의, 내과의 등 일본 의료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건강에 대한 진실을 파헤쳤다. 웰빙과 건강습관, 대사증후군, 의료 방사선 피해의 심각성 등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될 핵심을 조목조목 짚어냈다. 일본의 현실을 다루고 있지만 상업화된 의료화사회의 문제라는 점에서 우리 현실과 다를 바가 없다.
흉부 CT검사 한번에 노출되는 방사선 피폭량은 최저 10밀리시버트(mSv). 일반인들의 연간 피폭 상한선이 1밀리시버트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충치를 예방할 때 사용되는 불소는 과잉섭취할 경우 신경계는 물론 유전자에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로 위험하다. 마음치료를 위해 찾은 정신과에서는 과잉투약으로 환자에게 이전보다 더 큰 고통을 주기도 한다. 따라서 의료 관행에 의문을 품고 명확하게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건강 담론과 의료시스템을 비판적으로 보는 것이 건강을 제대로 누리며 살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