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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구릿빛 피부에 하얀 옷을 입은 사람들, 흙색 땅바닥 위에 하얀 보자기, 하얀 포대기, 하얀 돌담. 어렵지 않게 보인다. 작품이 가지고 있는 ‘두 가지’ 말이다. 어머니와 아이들, 황토색과 흰색, 이젠 희귀한 ‘그림’이 된 인물과 풍경, 구도와 색이다. 바로 원로화가 서봉남(75)이 50년을 붙들고 있는 ‘조화’다.
그중 ‘봄나들이’(2014)는 100호 규모의 화폭에 넉넉하게 펼친 옛 시절의 추억 한 토막. 늘 그랬듯 몰려다니는 아이들이 있고 이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어머니가 있다. 굵직한 선과 투박한 붓질, 단순화한 형상과 절제한 색감. 반세기가 지났는데도 그이는 여전히 그때 그곳에 머물고 있나 보다.